활주로·보조활주로·유도로·계류장 6.0~6.5 지진 시 안전성 우려
전력·통신케이블 혼재…지중선로 51m 연소방지 도료 미도포 등
제주국제공항 시설물이 지진에 대비한 내진성능 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지중선로 유지관리도 부적정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8일 국가 주요시설 재난대비 실태 특정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제주 지역은 건축물 지진하중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내진설계 지역계수가 0.07인 ‘지진Ⅱ 구역’으로 구분됐다.
정부는 ‘지진Ⅱ 구역’의 내진설계 지역계수를 2009년 31일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0.14로 변경(지진하중 1.33배 증가)하고 2011년 7월 기준 시설물에 대한 내진성능 평가 시 지역계수를 해당 규칙에 맞춰 ‘기존 시설물(건축물) 내진성능 평가 요령’을 개정했다.
제주공항의 활주로와 보조 활주로, 유도로, 계류장 등의 기존 시설물은 내진설계를 할 때 개정 이전 지역계수가 적용됐고 국민안전처는 2015년 9월 ‘2단계(2016~2020년)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전수조사 추진 방안’을 통해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된 공공시설물의 경우 내진성능이 미흡해 내진보강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기간(2017년 3월 27~4월 21일) 중 다른 기존 시설물(김포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등)에 대한 내진성은 예비평가를 시행한 결과 기존 시설물 전부 또는 일부가 규모 6.0~6.5의 지진 발생 시 일부가 붕괴되거나 구조물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볼 때 제주공항의 활주로, 보조활주로, 유도로, 계류장의 목표 수준 지진 규모가 6.0~6.2여서 6.0~6.5 규모의 지진 발생 시 안전성이 우려됐다.
또 제주공항의 일부 지하공동구 지중선로 역시 전력케이블 및 통신케이블 등과 혼재해 문제가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되는 구간은 제주공항 여객터미널 중앙~동편 74m와 여객터미널 동편(관리동) 47m 구간이다.
이 구간의 혼재로 지적된 길이는 11m이며 혼재 가닥수는 여객터미널 중앙~동편이 전력케이블 3개와 통신케이블 200개, 여객터미널 동편(관리동)이 전력케이블 50개, 통신케이블 100개이다.
감사원은 전력 및 통신케이블이 혼재하면 합선과 전선의 압력으로 화재를 비롯해 전력선 유도전압에 의해 통신 회선 잡음이 생기는 유도장해로 인한 통신장애로 정상적인 항공운행의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제주공항은 이와 함께 지중선로 구간 중 동력동~여객터미널 중앙 50m와 여객터미널 중앙~동편 1.5m 등 총 51.5m의 전력 및 통신케이블이 연소방지 도료가 제대로 도포되지 않았고(미도포), 31개소의 불연성 물질 충전이 부적정한 것으로 적시됐다.
연소방지 도료 미도포 및 불연성 물질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방화구획에서 화재가 차단되지 못하고 지중전선의 소손이 빠르게 확산돼 정상적인 공항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한공공항공사 측에 전력‧통신케이블 이격과 방화구획을 관통하면서도 불연성 물질 충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관통부의 불연성 물질 충전 등 지하공동구 지중선로 설치 및 유지관리 업무에 철저를 기하도록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