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와 진행하다 공사 측의 포기로 중단됐던 제주 크래프트 맥주 사업이 재개했다.
크래프트 맥주는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으로 만든 일종의 ‘수제 맥주’다.
제주맥주(대표 문혁기)는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한 ‘제주 위트 에일’(Jeju Wit Ale) 출시를 앞둔 4일 자신들의 생산 공정을 소개하는 미디어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제주맥주 측은 이날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양조공장을 언론사들에 공개하고 ‘제주 위트 에일’이 기존 도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지역 맥주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제주맥주에 따르면 ‘제주 위트 에일’ 레시피 개발에 해외 크래프트 맥주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양조 기술이 적용됐다.
제주맥주는 특히 ‘제주 위트 에일’이 맥주 업계 최초로 셰프들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James Beard)’ 상을 수상한 브루마스터 ‘개릿 올리버(Garrett Oliver)’에 의해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제주 위트 에일’의 주 원료가 되는 보리와 밀의 맥아는 독일 수입산이고 첨향에 유기농 제주 감귤 껍질을이 사용됐다. 물은 제주 상수도를 이용했다.
생산되는 제품은 도내 한식당과 향토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개발공사 협의 결렬 이후에도 사업 진행 2015년 법인 설립
제주에서 브루클린 브루어리사와의 크래프트 맥주 사업은 애초 제주도개발공사가 참여해 공동 추진으로 계획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2014년 4월 당시 제주도개발공사 오재윤 사장과 브루클린 브루어리사가 51%의 지분을 가진 MBH홀딩스가 업무협약을 한 바 있다.
이 때 오재윤 사장과 업무협약을 한 장본인이 MBH홀딩스에 몸을 담고 있던 문혁기 현 제주맥주 대표다.
문 대표는 제주도개발공사와의 협의가 결렬된 이후에도 크래프트 맥주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렬 이후 투자자를 모집해 새로운 사업으로 계획하며 2015년 ‘제주맥주’ 법인을 설립했다.
애초 제주도개발공사와 MBH홀딩스가 합작해 만들려고 했던 법인명이 ‘제주맥주주식회사’다.
결국 제주도개발공사의 ‘파트너’로 제주에서 크래프트 맥주 사업을 하려던 사업자가 지금은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개발공사가 생산중인 제주맥주 ‘제스피’에 도전장은 낸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부족하지만 지역과 상생하며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브루클린 브루어리 창립멤버인 스티브 힌디가 서울 모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제주에 양조장을 세워 생산, 유통, 신규 브랜드 개발까지 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맥주 측은 스티브 힌디가 지칭한 ‘제주의 양조장’이 자신들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양조장 조성, 마케팅, 기술 이전 등에 관해 20년 간 컨설팅 계약이 돼 있다”며 “이달 중 제품을 정식 출시해 도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2% 점유가 올해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제주 위트 에일’에 제주보리가 사용되지 않지만 앞으로 기술 개발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