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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초원 젖소, 수제치즈·요거트 생산, 목장체험…3대째 낙농”
“청정초원 젖소, 수제치즈·요거트 생산, 목장체험…3대째 낙농”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7.07.31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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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물결, 6차산업] ⑨ 이성철 아침미소농장 대표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이성철 양혜숙 아침미소농장 대표

“미션은 ‘백년이상 가는 기업’. 비전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게 목표죠.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는 전국 어느 곳이나 대기업 제품과 견줘도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어요. 믿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판매해 소비자 건강에도 기여하고 싶네요”

한라산 중턱 해발 400m에 있는 초원에서 키운 젖소와 그들이 생산한 원료로 수제치즈, 요거트를 만날 수 있는 아침미소목장은 이성철(63)·양혜숙(58)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 목장은 이 대표 아버지가 지난 1975년 처음 이곳에 만들어 일으켰다. 2017년 2월1일자로 ‘아침미소농장’으로 완전히 이름을 바꿨다.

5년 전까지 4만평에서 젖소 80마리 가운데 45마리에서 하루 우유 1.5톤을 생산해오다 최근엔 8만평(임대 4만평)에서 소 100마리(젖 짜는 착유우 50마리, 육성우 50마리)를 키우고 있다.

“지금처럼 젖소 원유를 이용해 치즈·요거트를 만들고 낙농체험목장으로 바꾸게 된 건 1980년 ‘수입 소 파동’과 1990년대 ‘IMF외환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죠. 당시 전국적으로 원유 쿼터제가 시행되면서 애써 우유를 생산해도 제 값을 받지 못해 가슴이 아팠죠. 그래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책을 세워 노력한 게 오늘에 이르게 됐죠”

아침미소농장 수제치즈, 요거트 제품

2003년부터 순천대학교에서 치즈와 요거트 제조기술을 배우고 익히기 시작, 10년 넘게 교육을 엄청 많이 받는 등 온 힘을 기울였다.

수원 축산과학원에서 한 달에 한 차례씩 치즈·요거트 제조기술을, 순천대에서 일 년에 한차례 워크숍, 농업기술원 비즈니스 교육, 제주발전연구원, 테크노파크에서 비즈니스·트렌드·마케팅 교육 등을 수없이 되풀이 했다.

농업인 전문교육기관인 금산 벤처농업대학을 부부가 함께 졸업했다. 유제품가공사 자격증을 딴 부부는 도내에서 둘밖에 없다고 이 대표는 전한다.

“젖소를 잘 키웠다고 1994년에 석탑산업훈장을 받았죠. 2008년 낙농체험목장 인증을 시작으로 친환경인증목장, 우수체험공간 지정, 로하스 우수상품 인증, 2014년엔 유네스코 지정 제주도생물권 보전지역 상표사용허가를 받았죠. 좋은 맛·제품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나오는 게 아니라 수없이 많은 노력과 실패를 거치며, 반복된 교육이 만드는 결과라고 봐요”

조사료는 농장에서 직접 수확해 자급자족하고 있다. 이 초지도 유기농인증을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5년 제3회 6차산업경진대회에서 은상(농림축산부장관상)을, 2016년 요구르트가 국회에서 주는 우수상품디자인 글로벌대상도 거머줬다.

부부는 유가공공장 해썹(Haccp) 인증·ISO22000국제인증 (2016년12월30일), 요구르트와 치즈 특허출원(제조방법 및 그 방법에 의해 제조된 요구르트·치즈) 특허출원을 각각 했다.

대표제품인 아침미소목장 수제 요거트는 한라산 기슭 푸른 초원에서 유기농 풀과 깨끗한 공기, 맑은 물을 먹고 자란 젖소에서 갓 짜낸 신선한 우유로 만들었다.

공장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으로 무항생제 인증과 유제품가공사 자격을 갖추고 까다롭고 정직하게 만든 제품이다.

수제치즈

아침미소목장 수제 자연 치즈는 공장에서 기계로 만드는 치즈에선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 자연치즈 콘테스트에서 지난 2008년부터 7년 연속 상을 받은 양혜숙 대표가 직접 만든 치즈이다. 찢어먹는 스트링치즈와 구워먹는 치즈, 숙성치즈를 만들고 있다.

 

요거트와 치즈는 이마트·농협하나로마트, 현대백화점·파리바게트·서울대병원 국립일산암센터에 납품하고, 직거래와 함께 도내 모든 지역에 배달하고 있다. 고객은 전국적 마니아층이 있다.

아침미소목장 목장체험 프로그램은 젖소와 송아지에게 먹이를 주고 아이스크림과 치즈를 직접 만들고 맛 볼 수 있다.

송아지에게 직접 우유를 먹여주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동물의 체온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우리 농산물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가치를 알려주는 건 의무이다.

체험프로그램은 목장견학→송아지 우유주기→소 여물주기→웰빙 아이스크림 만들기→치즈체험→웰빙 피자체험 순으로 진행된다. 체험시간 30분에서 3시간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소에게 먹이 주기
만들기 체험

“체험관광객은 연간 5000명에서 1만 명 선이었는데 지난해 6만 명을 넘어섰어요. 올해 10만 명이상 될 것으로 봐요. 대부분 가족단위로 도민이 30%, 외부 관광객 70%쯤 돼요. 예전엔 100% 예약체험이었지만 이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상시체험으로 바꿔 많은 방문을 유도하고 있죠”

관광객이 선정한 ‘제주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하는 곳 12곳’ 가운데 하나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가공품 판매량이 느는 속도가 완만해져, 전문컨설턴트에게 맡겨 이를 개선하려하고 있다. 또 ‘동그라미재단’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에 선정돼, 목장 컨설팅을 무료로 받고 있다.

“올해부터 새 상품으로 ‘그릭 요거트’와 ‘크박 치즈’를 만들어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고, 우유맛 젤라토 아이스크림도 개발해 목장에서 팔고 있어요. 새로운 좋고 차별화한 제품을 개발해 만들면 제대로 값을 지불하고 사먹게 되는 거죠”

그릭 요거트(greek yogurt)는 일반 요거트와 달리 그리스 등 지중해 지역 고유 방식으로 만든 요거트이다. 일반 요거트를 발효한 뒤 수분을 짜내는 방식으로 만든다.

크박 치즈(quark cheese)는 빵, 튀김, 찐 감자에 발라먹는 치즈이다. 독일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김치처럼 어디에나 곁들여 먹는 대표식품. 모양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닮았다.

아침미소농장은 지난 2015년 제주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인증을 받았다. 이 대표는 올해 창립한 ㈔제주6차산업협회 회장으로 뽑혔다.

“도내에서 생산된 모든 6차 산업 제품과 농축산 가공품이 면세점과 JDC매장 등 공항 면세점 등 많은 관광객들이 접하는 곳에서 팔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일본 구마모토 농가가 생산한 치즈·요구르트가 기내용으로 납품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 항공기내에서 팔수 있도록 해줬으면 해요”

이 대표는 “아들인 원신(33)이 농장에 합류함으로써 삼대 째 가업을 이어가게 됐다”며“제품 속에 남을 속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마음을 담는 ‘정직과 신뢰’로 무조건 친환경으로 가야 전망이 있다”고 강조한다.

                                                                           아침미소 위치도 ©daum

아침미소 농장은 제주시 첨단동길 160-20(월평동)에 있다.

연락처 ☏064-727-2545, 이메일 nongwon55@daum.net, 홈페이지www.morningsmi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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