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축제는 날씨 때문에 일비일희해서는 안돼”
“축제는 날씨 때문에 일비일희해서는 안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7.26 16:4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철 제주관광 경쟁력은] <1> 온난화를 넘어서라

사드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 조치가 장기화될 전망이 나오면서 제주관광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 발굴은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관광 정책이 기존의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을 도모하고자 시장다변화, 체류시간 확대, 1인당 소비지출액 증가 등의 질적성장 지표로 관리체계를 바꾼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계절 구분이 뚜렷한 제주의 사계절을 활용한 콘텐츠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제주방문 매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아이템이다.

 

계절별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면 관광객 체험의 선택의 폭이 넓어져 체험 만족도가 증가될 수 있고, 성수기와 비수기 관광수요의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제주여행을 오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겨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받아왔다. 비록 지금이 무더위가 한창인 계절이기는 하지만 겨울철 관광콘텐츠의 개발과 발전에 대한 필요성을 2회에 걸쳐서 싣는다.

 

제주윈터페스티벌 도심내 조명. ©제주관광공사

# 날씨에 의존하는 축제 살아남기 힘들다

 

매년 12월이면 겨울축제가 하나둘 기지개를 켠다. 눈·얼음 축제를 비롯해 겨울 레저스포츠 등이 주목을 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눈이라던가 특정 자연요소에 의존하는 축제는 매해마다 그 중 일부를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난히 포근한 겨울 날씨로 축제 초기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상기온 현상으로 축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근한 날씨 탓에 추워야 제 맛인 겨울 축제들이 평년보다 4~5도가량 높아지면서 겨울축제 개최가 연기되거나 행사장이 축소 또는 아예 폐쇄되기도 한다.

 

겨울축제 1번지인 강원도도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 탓에 겨울 축제장이 초비상이었다. 겨울축제 시즌답게 혹한이 필요하지만 이상 고온으로 너무 따뜻하다. 지난 겨울 국내 대표겨울 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는 개막을 늦췄다. 메인 프로그램인 얼음낚시를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20cm 이상의 얼음이 얼어야 하지만 회천천 얼음 두께는 10cm 안팎에 불과했다.

 

홍천강 꽁꽁축제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시기를 두 차례 연기했고 작년에 춥지않은 날씨 탓에 전면 취소했던 터라 강에 임시 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대책을 마련하여 얼음낚시가 아닌 물낚시로 행사를 진행했다. 평창 송어축제 또한 개막 시기를 늦추고 얼음 낚시터는 하천 얼음 두께가 얇아 개장하지 않고 실내낚시터 위주로 열렸다.

 

행사의 축소 및 폐지는 관광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역 경기에도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 축제가 미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서 축제 취소로 인해 축제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도 울상을 짓는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2017년 강원지역 겨울축제의 성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강원도에서 개최된 겨울 축제에 342만명이 찾아 전년에 비해 29.2% 증가했다.

 

이로 인해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1189억원, 부가가치유발 637억원, 고용창출 1782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4년전부터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겨울축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가능성 확보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안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역 겨울축제 방문객수는 2014년 374만명에서 2015년 332만명, 2016년 265만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을철 억새꽃으로 물드는 제주 산굼부리의 눈썰매장은 개장조차 못했다. 관광업체인 산굼부리는 올해 1∼2월 두 달간 천연기념물 제263호인 산굼부리 일대에서 '분화구 눈썰매' 체험행사를 열기로 했으나 단 한 번도 운영하지 못했다. 해외라고 예외는 아니다. 눈축제의 대명사인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도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눈이 예전만큼 내리지 않아 행사를 점점 축소하고 있다고 한다.

 

# 기상 이변에 맞설 경쟁력 있는 축제 발굴 시급

 

이제 겨울축제는 눈과 얼음을 이용해 직적접인 흥미를 제공하는 단순구조를 가지고서는 안된다. 지구온난화에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축제 성공 요인의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매년 같은 패턴으로 축제,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문제다. 이는 경쟁력이 부실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계절을 불문하고 지역의 관광산업이 자연환경, 기후조건에 의존하는데서 탈피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상이변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것은 해명이 될 수 없다.

 

날씨가 적합하면 대박이 나고 반대로 기후가 맞지 않으면 실패하게 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일 년을 기다려온 축제 연기나 축소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닌, 이를 대비할 지혜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후 변화 패턴, 추세 등의 변화 추이에 맞춰 경쟁력을 갖춘 축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주축제기획잘해야 2017-07-26 17:03:20
아주 좋은 지적과 제안입니다.
잡상인 축제를 제발 멈춰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