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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은 가치를 중점으로 재생시켜야
원도심은 가치를 중점으로 재생시켜야
  • 양인택
  • 승인 2017.07.2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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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택의 제주관광 돋보기] <40>

재생(regeneration)의 패러다임은 현존하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가치의 개발로 도시재생, 마을 만들기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시설 중심의 도시개발은 지양하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제주도시재생센터가 원도심의 도시재생 대학의 강좌를 개설하여 도민들의 열렬한 관심을 끌었다. 마감일자 3일 이전에 조기 마감됐고, 지난 19일 제1기 20여명이 수료를 했다.

 

도시재생센터의 관계자들의 교육준비에 구슬땀을 흘린 그 열정을 느꼈다. 더욱이 수료식 때 무사히 종료된 감격 때문에 말을 다 잇지 못해 감정에 북받쳐 울먹였던 이승택 센터장의 모습은 가슴 뭉클한 정감어린 이야기로 전해질 추억이 됐다.

 

또 양진건 교수(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연구개발 센터장)와 김진철 박사(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 연구원)의 스토리를 엮어가는 방법 등의 조언과 지도로 이야기 구성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처음 시작한 과정이라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역사 깊은 원도심을 재생해 사람들이 다시 모여드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참여한 도민들의 그 일념은 폭염의 열기보다 더 뜨거웠다.

 

# 최초로 학교, 병원, 의원, 방송국, 오일장, 서점 등 생활문화 중심 도시

 

원도심은 오늘의 제주를 만들어온 도시로서 한짓골을 중심축으로 생활문화 형성과 발전시킨 대표적 지역이다. 또 교사, 의사, 판사, 검사 등 지식인들이 집중된 곳으로 모든 분야를 부흥시킨 제주의 요람이었다.

 

최초로 신성여학교와 의신학교(중등과정 : 옛 농고)가 설립됐고, 도립병원, 고택수 의원, 향교, 남양방송, 만수당약국, 우생당서점, 제주극장(현재 : 현대극장) 등이 생겼다. 또 최초로 오일장이 매월 2일과 7일에 열려 많은 사람들이 응집했던 거리이기도 했다.

 

이러한 원도심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왜 쇠락의 길을 가야만 했을까?

 

연동의 도시개발로 생활환경이 변화됐고, 그 편의를 찾아 원도심의 인구가 대거 이동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십여년 동안 쉼 없는 도로 등의 공사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도청, 시청, 병원, 학교 등의 주요 건축물들이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제주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원도심의 맥이 끊어져버렸다고 본다.

 

이제나마 재생사업의 지역 역량 강화를 통한 부활을 위해 도시재생대학이란 과정과 도민들의 의견 속에서 그 해법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 원도심은 옛 건축물, 옛 길의 보존과 스토리 개발을

 

원도심의 관덕정을 중심으로 한 옛 길 테마를 선정, 스토리화를 통한 잊혀져가는 역사, 문화를 재정립하는 과정을 배웠다. 옛이야기의 보전과 이미지 강화로 관심 집중을 위한 현장 탐방의 교육과정은 정말 좋았다.

 

원도심의 감성적 옛이야기들을 엣 길을 따라 구수하게 엮어간다면 단순히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시설을 만들기보다는 저렴한 예산으로 옛 시대의 역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장점이 있다.

 

유배인 김정 등이 제주인에게 유학과 유교문화를 가르쳤던 교육의 전당이며, 선현을 배향했던 ‘귤림서원’의 개원과 흥선대원군의 철폐령으로 철거돼버린 아픔의 역사를 이야기로 담아 전하는 것도 주목을 끈다.

 

또 조선 비운의 왕으로 제주에서 생을 마감한 광해군의 애달픔이 서려있는 길, 최초 신성여학교 교장선생과 무근성 피난민들의 이야기 등 성안의 옛 스토리는 사람들을 끌어드리는 요인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원도심의 구석구석마다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구성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나 그 스토리 속으로 빠져 들 수 있게 하는 주변 환경의 연계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그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있다.

 

# 산지천 주변 노숙자, 밤거리의 유혹 행위, 무근성 술집 정리 우선 돼야

 

도시재생 대학 수료생들은 스토리와 옛 길의 이미지 효과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산지천의 음악 분수쇼 장소 주변의 밤거리 유혹 행위, 노숙자 정리가 하루 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는 관덕정 서측편의 무근성 입구부터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술집 정비와 각 마을의 벽화를 마을의 상징적인 그림, 조각 등으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는 재정비가 시급하다 했다.

 

또 도로명 주소에 옛 길 명칭의 혼용 표기와 유배인의 적거지, 성터 등의 표석의 관리 철저와 당시 그림을 첨부하여 이해폭 강화와 스토리의 연계성 확보가 요구된다는 의견을 향후 과제로 내놓았다.

 

위에 나열한 것들은 당국의 당연한 책무이며, 시급한 사안으로 계획수립을 빨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관광이미지 실추는 물론 원도심의 이미지와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원도심의 옛 건축물과 엣 길 이야기들을 미래가치의 창조물로 삼아 재생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한다.

 

더불어 원도심의 역량 강화와 삶의 질 향상, 경제와 사회 활성화를 전제로,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도시재생 정책지원의 강화가 절실하다.

   양인택 객원필진 <미디어제주>

<프로필>

제주시 용담 출신
제주대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졸업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제주지회 사무국장
제주도관광협회 부산홍보관장
제주세관 관세행정 규제개혁 민간위원

(현)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이사 겸 사무총장
논문 <호텔종사원의 직무 스트레스가 조직 유효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의 특성에 따른 목표시장 확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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