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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고맙습니다”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성료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성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7.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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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답장, 자녀들의 깜찍한 축하 동영상에 아버지들 “행복 충전”
세족례 예식과 사명서·소감 발표 … 2015년부터 148명 수료생 배출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15일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료생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면서 눈을 맞추고 있다. ⓒ 미디어제주

 

“아버지의 사랑이 가정을 세운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가 15일 수료식을 끝으로 성황리에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수료식에는 원희룡 지사와 천주교 제주교구 양영수 총대리신부, 제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장 홍석윤 신부와 수료생 가족, 봉사자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수료식은 지난달 17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5주간의 교육을 마친 아버지들이 아내와 자녀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례 예식과 사명서 및 소감 발표 등 순으로 진행됐다.

 

남편들이 무릎을 꿇고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걸 환한 웃음으로 받아들인 아내들 중에는 “매일 이렇게 해달라”며 애교섞인 요구를 하는 아내도 있었다.

 

아버지학교를 수료하면서 아내와 자녀들을 위한 다짐을 발표하는 사명서 발표 순서에서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겠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겠다”, “지인들에게 아버지학교를 추천하겠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족들과 저녁 식사와 대화의 시간을 갖겠다”는 등의 다양한 공약(?)이 발표됐다.

 

아버지학교 수료식에 참석한 아내가 남편의 편지에 화답하는 답장을 읽으면서 남편을 쳐다보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15일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아내가 답장 편지를 읽고 나서 부부가 달달한 포옹으로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수료식에 참석한 아내들이 남편으로부터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읽는 순서와 아내와 자녀들로부터 남편, 아빠를 위해 보내온 ‘깜짝 동영상’은 이날 수료식의 하일라이트였다.

 

‘○○씨를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편지에서 아내는 “아픈 제 조카를 한없는 정성으로 보살피며 거두어주는 당신은 자비로운 부처님과 넘치는 사랑인 예수님이 제 곁에서 함께 하는 순간들이었어요”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가족들과 더 함께 보내고 싶은 제 욕심에 힘들어 다툴 때도 있었지만 함께 지내왔던 모든 시간들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귀한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가정의 울타리도 든든하게 채워진 거 같지요?”라고 아버지학교를 수료하는 남편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다른 한 가족은 일본인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까지 대가족이 수료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즉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어머니는 “아들로부터 편지를 받고 너무 감동해서 고맙다고 전화했다”면서 아들에게 “곱게 마음을 써줘서 고맙다. 이제까지 살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안했는데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벅찬 감동의 순간을 생생하게 되새겼다.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에 참석한 천주교 제주교구 양영수 총대리신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원희룡 지사가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공무원 가족들을 위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천주교 제주교구 양영수 총대리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사냥을 나갈 때는 한 번,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 “가장 존경받아야 할 분들은 위인이 아니라 가정에 충실하면서 아버지, 어머니로서 역할을 다하는 부부야말로 가장 존경받아야 할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도 격려사에서 “물을 한 번 줬다고 나무가 바로 훌쩍 자라는 게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계속 북돋워주고 반복학습을 위해 가족들이 함께 노력해주셔야 한다”고 가족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또 그는 “가족 여러분들이 절대적인 지지자가 되주셔야 이제 갓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아버지들이 더 잘 자라주실거다. 여러분들로부터 아버지를 뺏어온게 지사이고 국장, 실장이지만 아버지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제주 사회를 함께 만들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 본청과 행정시, 읍면동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청 아버지학교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돼 이번 5기 아버지학교까지 모두 148명의 수료생을 배출해냈다.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15일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한 수료생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15일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료생 중 한 명이 아버지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15일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료식에 참여한 가족들이 마지막 순서로 ‘사랑으로’를 함께 부르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17 제주도청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15일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료식에 참여한 가족들이 마지막 순서로 ‘사랑으로’를 함께 부르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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