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기’ 강정이 아니라 ‘평화’를 심는 아이들
‘편가르기’ 강정이 아니라 ‘평화’를 심는 아이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6.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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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 <10> 강정청소년문화의집
강정 제대로 이해하는 ‘바다쓰기 100점’과 마을 알기 활동도 활발

청소년을 미래의 동량이라고 부르지만 대한민국의 청소년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들에겐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이 누르고 있어서다. 그 무거운 짐을 털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미디어제주>가 그런 고민을 덜고, 청소년들의 자기개발을 위해 ‘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청소년수련시설을 잘 활용한다면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고,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도 덜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와 고르라 주식회사가 함께 한다. [편집자 주]

 

 

아픔의 땅. 제주가 원래 아픔의 땅이긴 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대에 와서도 달라진 건 없다. 그런데 제주라는 섬에서도 더 아픈 곳이 있다. 바로 서귀포시 강정마을이다. 몇 년째이던가. 마을사람들끼리 갈라진지가. 10년도 훌쩍 넘은 옛 얘기이지만, 그 상처는 지금도 아물지 않았다. 아직도 이 마을은 해군기지 반대라는 깃발이 휘날린다. 그걸 보며 자란 어린아이는 어느덧 청소년이 됐다.

 

청소년문화의집을 소개하려는데 갑자기 무거워진 느낌이다. 그렇지만 강정청소년문화의집은 그런 무거움을 단박에 날려 보낸다. 한마디로 정의를 하지만 ‘왁자지껄’이다. 1층은 마을회관이기에 마을의 각종 행사를 알리는 스피커 울림이 유난스럽고, 청소년문화의집으로 쓰이는 2층과 3층은 애들 소리로 활력이 넘친다. 여기를 지키는 청소년지도사들의 활달한 움직임과 목소리도 ‘왁자지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강정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운영위원회가 '강정 바다쓰기 100점' 과 관련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운영위 변형이 홍보팀장, 고민희 청소년지도사, 김은숙 청소년지도사, 김민재 운영위원, 김재현 운영위원장. ©미디어제주

그런데 청소년들에게 아픔만을 가르쳐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강정청소년문화의집이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내건 사업이 있다. ‘강정 바다쓰기 100점’ 프로젝트이다.

 

해군기지가 들어오면서 갈라진 마을. 파괴된 환경. 이걸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다. ‘강정 바다쓰기 100점’은 여성가족부 프로그램 공모 사업으로 선정됐다. 지역에 딱 맞는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민희 청소년지도사는 다음처럼 말을 꺼냈다.

 

“여기 애들은 시위현장을 보고 자랄 수밖에 없죠. 지나가면서 보는 게 시위현장이었으니까요. 이 아이들에게 평화의식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청소년은 맑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잖아요.”

 

강정청소년문화의집은 강정마을 알리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강정청소년문화의집을 알리는 팻말 앞에 걸린 '해군기지 결사반대' 깃발. 이 지역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미디어제주

바다쓰기 100점은 평화를 갈구한다. 조만간 추진될 사업으로 ‘쉼팡’이 있다. 쉴 수 있는 자리를 뜻하는 ‘쉼팡’은 강정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들이 추진하게 된다. 의자로 만들어질 쉼팡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곳에 세울 계획이다. 청소년운영위원회 변형이 홍보팀장은 이 쉼팡이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형이 홍보팀장은 강정마을 출신이기에 평화에 더 목마르다.

 

“쉼팡이라는 의자에 아름다운 문구를 넣으려고요. 저희들이 직접 의자를 만들고, 올레꾼 등 강정을 오가는 사람들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갔으면 해요. 여전히 지역 갈등은 있지만 평화는 원래 밝고 이쁜 거잖아요.”

 

변형이 홍보팀장처럼 강정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운영위원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는 갈등을 털어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이들이 바로 지역내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강정청소년문화의집은 운영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끌고 가는 ‘바다쓰기 100점’ 사업이 있고, 이 마을을 예쁘게 단장하는 소녀들도 있다. ‘아미고’라는 친구들이다. ‘아름다운 미술을 하는 고등학생’을 줄여서 ‘아미고’라고 부른다. 공연장에도 달려가고, 올레시장에도 달려간다. 페이스페인팅을 해주기도 하고, 학교내 벽화작업을 해주기도 한다. 아미고의 김세인 회장은 진로와도 연계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강정청소년문화의집 동아리인 '아미고' 학생들. 벽화작업을 하다가 사진촬영에 임했다. ©미디어제주
부산한 강정청소년문화의집. 여기는 늘 활기가 넘친다. ©미디어제주

강정청소년문화의집은 웃음이 넘친다. 10년 넘게 편가르기를 해온 어른들이 밉고, 그렇게 만든 나라도 밉고, 나몰라라 하는 제주도 공무원들도 밉지만 그래도 애들은 행복하다. 청소년문화의집에만 오면 피곤이 풀린다는 곳이 바로 강정이다. 고민희 청소년지도사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아이들이 직접 마을회나 노인회로 파고드는 프로그램을 할까 해요. 유치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우리마을 알아가기’ 프로그램도 할까 봐요. 애들이 찾아주기만 하면 절반의 성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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