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900m 고지대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확인돼 제주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한라산국립공원 경계 지역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는 더 높은 고지대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추가로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12일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내 고사목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다. 이에 재선충병 감염이 의심되는 고사목 15그루를 발견,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이 중 3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3그루 중 2그루는 해발 730m의 고랭지 시험포 입구에서, 나머지 한 그루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의 경계인 해발 900m의 어리목 입구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인 경우 재선충병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으나, 1000m 고지대까지도 더 이상 안전지대 없이 자연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이번에 추가로 재선충병이 발견된 두 곳 중 고랭지 시험포 입구는 지난해 발생 지역과 400m 거리여서 자연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리목 입구 해발 900m는 직선거리로 2㎞ 떨어져 있어 자연적 확산이 아닌 차량 등에 의한 확산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 내 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20일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재선충병의 유입‧확산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20일부터 8월말까지 한라산 국립공원 지역에서 항공 방제를 실시하고 매월 한 차례씩 산림청 정밀 예찰 헬기를 이용해 고사목 발생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산림기술사협회에 ‘한라산국립공원 내 고도별 재선충병 정밀 방제 전략’ 수립을 의뢰, 10월까지 고도별 방제 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