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서면서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된 삼화지구. 여기엔 새로운 도시 형성에 맞먹는 7000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형성됨으로써 제주시 동부권의 중심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화지구는 삼양동과 도련동 일대를 중심으로 개발되면서 문화재 발굴조사도 아울러 진행됐다.

문화재 발굴조사 결과 이 일대는 신석기유적을 거쳐 청동기시대, 탐라성립기 당시의 유구 등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이 일대에 대한 본격적인 시굴 조사가 이뤄진 건 2000년대이며, 이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이 신설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택지개발을 맡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구가 쏟아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아파트 단지 구축 이후엔 삼화지구에서 발굴된 유적을 복원하는 의미에서 단지내 2곳에 선사유적을 재현하는 공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선사유적 공원이 꼴불견 장소로 변하고 있다.

기자에게 제보를 보내온 A씨는 “인근에 살기 때문에 자주 들르곤 하는데 설명 안내판도 엉망이고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가 관광의 섬이라고 하는데 정말 꼴불견이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데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제보를 준 이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선사유적을 재현한 곳은 모두 2곳. 홍익보육원 4사거리로, 속칭 ‘동백공원’과 ‘매화공원’으로 불리는 곳에 옛 제주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유적을 재현해놓았다.

두 공원에 설치된 선사유적은 집터와 옹관묘, 발굴체험장, 고인돌, 솟대 등이 있다. 집터와 옹관묘 자리는 지붕을 씌워 두고 관리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안내판 곳곳에 물이 스며들면서 설명하는 내용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발굴체험장은 눈으로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발굴체험장이면 발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이 돼야 하는데, 발굴을 할 때 십자(十) 모양의 둑을 만들어 발굴을 진행하는 내용만 설명하고 있어 제대로 된 발굴체험장의 역할에 미흡하다.

아울러 솟대를 형성화한 돌무지가 있는데 과연 역사적 고증이 됐는지도 의문이다. 선사시대 솟대가 제주에서 발굴된 예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선사유적 공원을 조성한 이후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공원만 만들고 관리에서 아예 손을 뗐기 때문이다. 단지가 조성되고 나서 공원이 제주시로 이관된 건 지난 2012년 11월 30일이다.

이후 제주시가 관리를 하고 있으나 관리 주체도 불투명하다. 삼화지구 선사유적 재현 공원은 고인돌 1기만 제주도기념물이고 나머지는 문화재와는 관련이 없다. 집터와 옹관묘 등은 현재 위치가 아니라 이미 지표조사가 끝난 뒤 아파트가 들어섰고, 재현 공원은 발굴 모습을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공원 관리를 문화재 담당이 해야 할지, 공원관리를 맡은 부서에서 해야할지를 떠넘기면서 관리만 부실해지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공원 관리 부서에서 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안내판 등을 이번주부터 정비하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형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