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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 신현빈, “재미있게 계속 연기 하고 싶어요”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 신현빈, “재미있게 계속 연기 하고 싶어요”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6.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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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현빈

한 얼굴에 여러 얼굴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오버 안하고 50명 정도는 닮았다는 소리 들은 것 같아요”라며 외모에서 풍겨지는 느낌과는 다르게 차분한 중저음의 보이스로 조잘조잘 수다를 떤다.

낯설면서도 낯익은 배우 신현빈은 “누구 닮았어요”라는 말에 “그런 소리 정말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다행히 다 예쁜 분들이라서 좋아요”라고 웃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신현빈을 만났다. 첫 만남부터 차분한 목소리로 유쾌한 분위기를 맞춘 그에게 ‘추리의 여왕’에서 지성과 미모룰 겸비한 대형 로펌 ‘하앤정’의 변호사 정지원을 연기한 소감을 물었다.

“봄이 되려고 할 때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는데, 더위가 오려고 하니까 끝나서 너무 좋아요.(웃음) 한 계절이 지나간 느낌이죠. 감독님께서도 시작하실 때 좋은 사람들과 좋은 날씨에 봄 소풍 간다는 생각으로 편하고 재미있게 해보자고 하셨죠. 그런 느낌으로 드라마가 진행되고 잘 끝낸 것 같아요. 긴 소풍이 끝나고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작품을 보내고 새로운 걸 시작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아요.(웃음)”

신현빈 역시 ‘추리의 여왕’의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는 이야기에 대해 “좋았던 것 같아요. 저도 일하면서 운 좋게 현장 분위기 좋은 팀을 많이 지내왔는데 이번에도 참 좋았어요”라고 밝혔다.

“날씨가 좋을 때 찍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날씨가 변덕일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계절에 촬영한 영향인지 사람을 온화하게 해주더라고요. 스탭분들과 배우분들 누구 하나 실수해도 다그치지 않고 가족같은 분위기에 촬영했어요. 드라마 촬영이 사실 정말 타이트하고 지치니까 지체될까봐 걱정하지만 여기서는 실수가 있어도 유하게 넘어가셨죠. 재미있게 찍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짜증내거나 하는 분들도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그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로 단연 권상우를 꼽았다.

“에너지 넘치게 해주셨죠. 그래서 희한하게 즐거운 분위기에서 촬영한 것 같고 종방연 때 까지도 해맑고 즐거웠어요. 그런 분위기가 보시는 분들에게도 전달된 느낌이에요. 정말 즐겁게 촬영했습니다.(웃음) 선배님은 정말 항상 재밌으시고 농담도 많이 하세요. 저희 현장이 드라마 치고는 리허설을 안 한 장면없이 묘한 여유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늘 재밌게 해주셔서 저도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선배님께서 어렵고 불편하시면 연기를 하는 것도 불편할 수 있는데 오히려 많이 웃으면서 찍은 것 같고 되게 즐거웠죠. 저는 권상우 선배님께서 그렇게 재밌으실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 만나서부터 되게 편하게 대해주셨죠. 촬영하면서 많이 웃고 그랬던 것 같아요.”
 
신현빈은 ‘추리의 여왕’으로 공식(?)적으로는 3년만의 브라운관 나들이다. 중간에 ‘마담 앙뚜완’으로 4회분 정도의 카메오 출연을 하긴 했지만, 그간 영화 ‘공조’와 개봉 예정인 ‘7년의 밤’등을 통해 스크린 연기에서 주로 활약했다.

3년만의 드라마 복귀인만큼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추리의 여왕’에 대해 “다른 건 몰라도 우리팀이 촬영이나 연출 부분은 정말 참신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소 분량이 적어 신현빈의 연기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현빈은 아쉬워하는 것조차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극 전체로 봤을 때 극중 지원이는 수사에 개입하는 게 아니라서 적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아쉬웠다는 게 좋은 뜻인 것 같아요. 뭐든지 적당히 아쉬운 게 있어야 또 보고 싶고 그런게 좋지 않을까요.(웃음) 물론 더 많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한다는 건 그만큼 호의적으로 보신다는 거라니까 괜찮아요. 아쉬워 해주셨다는 게 다행스럽기도 해요.(웃음)”

극중 지원은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냉철하고 똑 부러지지는 할말 다 하는 스타일이다. 신현빈 역시 “극중 지원과 비슷한 점도 분명 있을거에요”라면서도 “그러나 지원이는 어떻게 보면 당당하고 누구한테서나 같고 앞뒤 똑같고 누구에게도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있는 인물이죠”라고 운을 뗐다.

“자기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 게 멋지다 느껴졌고 특히 지원이가 고위 간부들을 만나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그런 게 멋지다 느껴졌어요. 물론 극중에서처럼 실제로 덩치 큰 건달들이 찾아오면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강단은 없을 것 같아요. 하하하.”

특히 완승(권상우 분)을 오랫동안 바라본 순애보 사랑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는데 “누구를 한 번 좋아하면 오래가는 스타일이다”라며 연애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사랑하는 순간에는 충실하려고 해요. 헤어지자거나 하는 말을 장난으로라도 절대 안하는 스타일이죠. 헤어지면 다시 연락 안하는 편이죠.(웃음)”

 

신현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였다. 연기 역시 또래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는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한 편이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오래 됐었는데, 막상 하려니 선뜻 시작하기 그랬던 것 같아요. 용기도 안 났고요. 그런데 학교를 다니다 보니 ‘이 길은 아니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시도는 해보고 후회를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학교를 졸업하고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녀의 데뷔는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를 통해서다. 물론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쉽지는 않았다. 쉽지 않았던 진입장벽을 무너트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을 터.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신현빈은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딱 하나의 계기가 뭔지는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하긴 했는데 어떤 한 계기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고 뭔가 마음이나 끌림일 수도 있는데 하나의 이유를 찾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시작은 분명 간절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사건이 있으면 좋은데..(웃음) 그래서 긴 시간을 고민했어요. ‘왜 하고 싶은 걸까?’라고요. 이렇게 지나가는 마음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죠. 그냥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것, 그래서 시도하게 됐던 것 같아요.”

신현빈은 솔직했다. 꾸밀 줄을 몰랐다. 으레 “왜 연기가 좋나.” “왜 연기를 하고 싶은가.” 같은 형식적인 질문에도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스스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간절했던 상황, 그리고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찾아가고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지만 연기를 그럼에도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분들이 저의 마스크가 스타일링이나 표정에 따라 얼굴이 달라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배우에게는 큰 장점이라고요. 올해 영화 ‘공조’가 잘 됐는데 제가 ‘추리의 여왕’에 나온 걸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얼굴이 나오는 것도 제가 배우 하는 데 있어서는 큰 장점인 것 같아요.(웃음)”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웃는다. 배우라는 직업을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는 신현빈이다. 그의 다음번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일이니까 대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안 될 거라 생각하고요. 항상 뭐라도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비슷한 역할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도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익숙한 캐릭터가 있는데, 그런 캐릭터가 또 뭔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없던 캐릭터가 주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것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갖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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