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해안야경을 벗 삼아 밤바람을 벗 삼아 걷는 기분은 얼마나 상쾌한가. 가족과 친구와 웃으며 걷는 것은 또 얼마나 즐거운가.
이런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공동대표 대효스님, 방인성 교무, 임문철 신부, 박영조 목사)’는 22일 오후 7시 탑동광장서 ‘내안의 평화를 찾는 봄밤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이날 걷기대회는 바쁜 일상에서 소홀히 했던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원명선원의 대효스님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우리가 잠시라도 걷기를 멈추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곧 약해져 버린다”며 “현대인의 일상생활은 걷기보다는 타기를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효스님은 “걷는 것을 통해 건강한 마음의 평화를 얻고, 그것이 곧 평화의 씨앗이 된다”며 걷는 것의 이로움을 알렸다.
이날 걷기대회는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제주시 어영마을 해안도로 쉼터의 4㎞구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약 두 시간이 소요됐다.
참가자들은 걸으면서 제주해안의 야경을 구경하고, 조명 빛으로 형형색색 물든 용머리해안과 용연다리를 지나 마침내 어영마을 해안도로 쉼터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이미 걷는 것의 이로움을 깨우친 듯 했다.
한 시민은 “아이들과 나올 수 있어서 좋았다”며 “요즘은 일부러 나오기가 힘든데 이런 행사를 통해 나들이 하듯 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힘들어했던 원명선원의 어린이들도 어영마을 쉼터에 오자 입을 맞춰 “좋았어요”를 외쳤다.
해산 직전에 이정훈 목사는 “걷는데 도로변에 세워진 차 때문에 불편하고 또 위험하기도 했지만 뜻 깊은 시간이었다”면서 “걷는 것을 통해 내안의 평화를 얻고, 그것이 곧 평화의 섬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 행사를 정리했다.
한편, 제종협은 도내 불교.원불교.천주교.개신교 등 4개 종단의 대표들과 생명평화탁발순례를 했던 도법.수경 스님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