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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단 마라도 주민 20여명 결국 투표 참여 무산
최남단 마라도 주민 20여명 결국 투표 참여 무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5.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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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께 풍랑주의보 해제됐지만 여객선 운항 이미 끊겨
 

풍랑 때문에 마라도에 발이 묶인 일부 주민들이 결국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됐다.

 

선거일인 9일 오전 8시부터 제주 남쪽 먼 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뱃길이 끊겨 주민들이 투표소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풍랑주의보는 오후 4시를 기해 해제됐지만 궂은 날씨 때문에 이미 제주 본섬과 마라도를 오가는 정기 여객선은 운항이 중단된 뒤였다.

 

더구나 풍랑주의보 해제 시점을 전후해서도 마라도 인근 해상에는 높은 파도와 함께 바람이 강하게 불어 해경 함정도 접안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마라도에 등록된 선거인 수는 108명으로, 이 중 31명이 지난 4일과 5일 사전투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거주자 50여명 중 투표를 못한 사람은 20여명.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60대 이상 노인들이었다.

 

결국 마라도에 주소지를 둔 주민 108명 중 이날 제주 본섬에 있다가 투표에 참여한 15명을 포함해 투표 참여 인원은 46명으로, 62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라리 김은영 이장은 “평소 날씨에도 마라도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편은 3시50분인데 오늘은 궂은 날씨 때문에 일찌감치 여객선 운항이 끊겼다”면서 “풍랑주의보가 오후 1시쯤 해제됐다면 배가 한 번이라도 왔다 갔을 텐데, 투표하러 간다고 해도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묵을 곳이 없기 때문에 결국 투표를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라도 주민들은 지난해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높은 파도 때문에 섬을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오후에야 가까스로 나와 투표를 한 바 있다.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이틀 전부터 주변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다가 당일 새벽 풍랑주의보가 해제되면서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마라도의 경우 유권자 수가 워낙 적은 데다 실제 거주 주민도 적어 투표소가 설치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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