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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익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인사청문 ‘혼쭐’
김태익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인사청문 ‘혼쭐’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4.18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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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 “리더십·의사결정능력 부족”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김태익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임용 예정자가 18일 열린 도의회 농수축경제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익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임용 예정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18일 제350회 임시회 폐회 중 제2차 회의를 열고 김태익 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을 실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제주도가 한국전력의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을 기부채납받아 에너지공사에 현물 출자하려는 부분과 가파도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한전에 무상양여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과 관련, 환경영향평가 기준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문제점과 함께 논문 자기 표절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경용 의원(바른정당)은 제주도가 기부채납을 받아 에너지공사에 현물출자하겠다는 스마트그리드 홍보관이 가설건축물이라는 점을 들어 “가설건축물을 기부채납받으려면 일반건축물로 전환돼야 하는데 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행자위에서 심사가 보류됐지만 일반건축물로 전환될 경우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건축법상 문제 외에도 기부채납을 받을 경우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리모델링 비용 외에도 고정 비용이 연 5억원 이상 들어가게 된다”면서 “해당 부지 지목이 임야이기 때문에 산지 전용을 위한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도민들의 산지 전요은 난개발이다 뭐다 하면서 원성이 자자한데 행정에서 하는 일을 이렇게 얼렁뚱땅 처리한다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김 예정자가 “일단 가설건축물로는 받을 수 없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일반건축물이 돼야 건축물대장에 등재할 수 있고 소유권 보전등기를 해야 기부채납이 가능한데 그 과정에서 도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고정 비용에다 리모델링 비용, 그리고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없는데 의회에서 동의해 주겠느냐”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허창옥 의원(무소속)도 가파도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한전에 무상양여하려는 이유로 제주도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힌 부분을 문제삼고 나섰다.

 

산업자원부가 에너지 자립 섬 조성 사업을 통해 도서 지역에 대해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도의 입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허 의원은 “에너지 자립 섬 조성 사업은 기존 한전의 사업을 오히려 민간 사업자에게 이양하도록 하고 디젤 발전시설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려는 것”이라며 “제주도가 이미 54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는데 이걸 한전에 양여할 게 아니라 에너지공사에 현물로 출자함으로써 기술력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3시간 가까이 인사청문을 진행한 농수축경제위는 결국 김 예정자에 대해 “전력 계통 분야의 전문기술인으로서 경험과 기술은 풍부하지만 리더십과 의사결정 능력이나 경험이 전무하다”면서 “제주의 에너지 정책을 이끌고 조직을 주도적으로 관리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데 있어 사장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종합 의견을 담은 청문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에 적격 또는 부적격에 대한 의견을 달지는 않았지만 CEO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인사권자인 원희룡 지사에게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다만 농수축경제위는 “한전에서 재직하는 동안 얻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통해 제주의 청정가치를 높이고 향후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전문적이고 주도적인 운영이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서는 시종일관 자신감 없는 답변 태도와 함께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의원들로부터 전문경영인으로서 소신과 자신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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