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들의 선물 ‘안전한 나라’, 선택은 우리의 몫”
“세월호 희생자들의 선물 ‘안전한 나라’, 선택은 우리의 몫”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4.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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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추모식 … 9개의 빈 의자에 놓인 유채꽃
유가족 이종철씨 “국민들 얘기 알아들을 수 있는 대통령 뽑아달라”
세월호 추모식이 열린 16일 탑동 해변공연장 무대 정면에 놓인 빈 의자에 9명의 미수습자들을 위한 유채꽃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 미디어제주

 

3년 전 바로 그날, 끝내 제주항에 도착하지 못하고 차가운 바다 속에서 잠든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열렸다.

 

제주416기억위원회가 사흘간의 일정으로 마련한 사월꽃 기억 문화제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16일 추모제가 열린 탑동해변공연장 무대 정면에 있는 빈 의자에는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을 위한 유채꽃이 가지런히 놓였다.

 

이날 추모행사는 제주시청 광장에서 오후 2시부터 노란 바람개비 만들기 부스 등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데 이어 오후 4시 16분부터 탑동 공연장을 향한 거리 행진이 시작됐다.

 

오후 5시부터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열린 추모식은 관현악단 연주와 이규배 4.16기억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인사말, 강우일 주교의 추모사, 원희룡 지사 인사말, 대학생 대표의 추모사와 김수열 시인의 헌시 낭독에 이어 4.16 영상 상영과 세월호 유가족 이종철씨의 답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규배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3주기를 맞은 이날이 부활절이라는 점과 아이들이 가족들에게 ‘사랑해’라는 말과 함께 용서와 미안하다는 얘기를 남기고 떠났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기억하면서 망자들의 부활을 믿고자 한다는 추모의 인사를 건넸다.

 

강우일 주교는 임문철 신부가 대신 읽은 추모사를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은 대한민국호에 새로운 구명조끼를 구비하도록 자신들의 몸을 바다에 던졌다. 이 나라의 부실한 국가 시스템과 고질적인 정경 유착, 오염된 사회 환경을 뜯어고치라고 그 많은 고귀한 생명을 제물로 봉헌해 준 것”이라면서 이들의 희생이 헛된 희생이 되도록 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주교는 특히 “세월호는 우리 모두에게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으로 리모델링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돈과 권력이 사람 위에 군림하고 힘없는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불공평한 세상으로부터, 사람이 더 존중받고 사람이기 때문에 더 위함을 받는 공평한 세상으로 리모델링하라고 세월호는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다”고 희생자들의 간곡한 당부를 대신 전했다.

 

이에 그는 “세월호의 초대에 성실하게 부응하고 살아남은 이들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세월이 가도 2014년 4월 16일의 ‘세월’을 잊지 말고 우리의 기억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가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원희룡 지사도 인사말에서 “이제 우리에게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안전한 제주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면서 “생명의 존엄한 가치가 존중되고 따뜻한 공동체의 미덕이 더욱 절실한 때”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제주, 평화롭게 공존하는 제주를 위해 마음을 모아 나가겠다”면서 “도민들이 더욱 행복하고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주에서 치유되는 안전하고 건강한 미래를 향해 힘을 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날 거리행진 시작과 같은 시각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했던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한가의 극치를 확인시켜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그는 “오늘 이 자리는 제주를 향해 오다가 17년밖에 살지 못하고 떠나버린 원혼들을 초청해서 모신 초혼제의 자리”라며 “오늘로 끝나지 말고 매해 거듭해서 3.1절을 기억하듯이, 4.19를 기억하듯이, 광주항쟁을 기억하듯이 세월호를 기억하면서 다시는 이런 저열한 국가의 배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7반 이민호 군의 아버지 이종철씨가 세월호 3주기 추모식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세월호 참사로 아들 민호 군을 떠나보낸 이종철씨는 “저희 유가족들처럼 피해자가 3년 동안 살려달라고 하는 세상에서 살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번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는 국민들이 말을 하면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서 304명의 희생자들이 남겨준 선물인 안전한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바란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남겨진 우리의 몫”이라고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한편 추모식이 끝난 후에는 제주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와 제주춤예술원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16일 제주시청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행사에서 거리 행진에 앞서 캘리그라피 작가 신동욱씨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꽃이 진다고 해서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사월꽃 기억 문화제 마지막날인 16일, 시청에서 탑동 해변공연장까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미디어제주

 

세월호 3주기 추모식 행사 중 4.16 영상물을 보면서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16일 오후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 미디어제주
세월호 3주기 추모식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 대표들이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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