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마라톤은 끝까지 달려봐야 안다
마라톤은 끝까지 달려봐야 안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3.22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김원식 제주MBC 스포츠해설가
김원식 제주MBC 스포츠해설가

 마라톤은 42.195km의 거리를 두 시간 이상 쉼 없이 달려야 하는 스포츠 종목이다. 이렇게 긴 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간의 신체적인 한계에 도전하는 외로운 레이스를 타인의 도움 없이 홀로 달려야 하는 일이다.

 

 마라톤은 보기에 단순해 보인다. 그저 열심히, 끈기 있게 달리면 된다고 보기 십상이다. 유니폼과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심지어 올림픽 마라톤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에티오피아의 전설 아베베 비킬라는 맨발로 경기에 임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다.

 

 그러나 마라톤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꾸준한 훈련과 뛰어난 심폐기능, 지구력, 스피드, 페이스 조절, 정신력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는 마라톤은 완주조차 불가능하다.

 

 마라톤 경기는 뛰어야 하는 거리가 같다 해도 대회마다, 장소마다 조건이 똑같을 수 없기 때문에 마라톤은 ‘세계 신기록’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세계 최고 기록’이란 용어를 쓴다.

 

 30도가 넘는 고온부터 영하의 날씨, 평탄한 길부터 가파른 언덕길까지 국가나 지역마다 코스가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날고 긴 마라토너라도 코스와 날씨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좋은 기록과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라톤은 순수하게 임할 경기는 아니다.

 

 단거리 100미터나 200미터 달리기는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까지 고려해 1백분의 1초까지 측정한다. 그러나 마라톤은 그렇지 않다. 1980년 올림픽 때부터 마라톤은 초 단위까지만 측정한다.

 

 마라톤의 핵심은 페이스 안배다. 전반에 체력을 아끼고 후반에 선두권으로 치고 가거나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며 레이스를 이어가든 그 전략이 승패를 좌우하는데 중요하다.

 

 최근에 세계 마라톤은 전반을 약간 빠른 페이스로 달리다가 후반 페이스가 떨어지는 레이스를 펼치는 추세이다.

 

 지난 2007년 세계 5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인 시카고 마라톤에서 불과 0.5초 차이로 사진판독을 할 정도로 우승자가 바뀌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되었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100m 단거리 대회에서나 볼 수 있는 1초의 간발의 차로 승리하는 치열한 명승부를 보기도 한다.

 

 그러나 기록을 다투는 전문적인 선수가 아니고 순수한 아마추어 선수라면 기록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즐겁게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마라톤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선수가 도란도 피에트리다. 그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유롭게 1위를 달리다 결승선 10여미터 앞에서 탈진으로 쓰러졌다. 42km 넘게 달려 1위를 유지했다가 불과 10여미터를 앞두고 쓰러져 결국 실격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다가오는 3월 26일 2017제주MBC국제평화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달리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