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주민들 의견을 제대로 들으려는 자세가 중요”
“주민들 의견을 제대로 들으려는 자세가 중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3.15 14:5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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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특별법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에 대해

특별법이 남발되고 있다. 더욱 문제는 특별법 구조상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주민의견은 그냥 요식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시재생특별법이 그렇고, 공공주택 특별법도 그렇다. 법엔 분명히 주민 의견 절차가 있기는 하다. 문제는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주민의견을 우선 듣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행정은 무조건 먼저 일을 저지른 뒤 그에 따른 의견을 주민들로부터 듣곤 한다.

 

그렇다면 법에 나온대로 주민의견을 듣게 되면, 100% 반영이 될까. 아니다. 주민의견을 묵살하고, 그냥 밀어붙여도 상관없다. 특별법이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법 위에 사람이 있을 수 없지만 법은 주민들 위에 서성거리며 일을 벌여나가고 있다.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법대로 해버리면 모든 게 끝난다. 서민들은 어쩔 도리가 없어진다. 민주주의 시대에, 법이 서민들을 옭아매는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

 

그럼에도 제주시 원도심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일을 보면 주민들이 대단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해왔다. 지난해 9월엔 공청회도 열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그야말로 깜깜이었다. 공청회를 여는 줄도 몰랐고, 자신의 땅이 도시재생 전략계획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몰랐다.

 

제주시 원도심 주민들은 행정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한참 후에야 알았다. 지난 2월 8일 열린 주민설명회 자리는 그래서 파행이 됐다. 이후 주민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순전히 주민들이 주체가 돼서 일을 처리했다. 주민들 스스로 토론회를 마련하며, 문제점을 지적해갔다. 결국 손을 든 건 행정이었다. 행정은 도시재생특별법에 나온대로 그냥 밀어붙여도 됐지만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행동을 묵살할 수 없었다. 도정은 애초에 서문복원과 차없는 도로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이를 철회했다. 행정이 하고 싶은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그걸 가능하게 만든 건 원도심 주민들이었다.

 

21세기는 행정이 모든 걸 쥐락펴락하는 시대는 아니다. 그만큼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그걸 수용하려는 행정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제주도가 시민복지타운내에 시청사부지에 계획중인 행복주택 단지.

또다른 주민들의 목소리가 있다.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행복주택과 관련된 목소리다. 제주도는 시민복지타운내 시청사부지를 손대려 한다. 700세대를 넘는 행복주택을 시청사부지에 집어넣으려 하고, 도남동 주민들은 ‘그래서는 안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남동 주민들은 어제(14일) 열린 토론회에서 시청사부지를 도청이 마음대로 쓰려고 하지 말라고 외쳤다. 주민들은 행복주택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시청사부지에 대한 반론이었다. 시청사부지는 도민의 것이기에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그러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행정은 강행을 하고 있다. 오늘(15일) 제주도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사부지를 100% 쓰는 게 아니라 30%만 쓴다면서 주민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겠지만 행복주택을 옮길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건 그냥 밀어붙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만일 도남동 주민들이 극렬반대하면 도정은 어떻게 나올까. 제주시 원도심 주민들의 사례에서 보듯 행정은 주민들 목소리 하나하나를 잘 귀담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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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2017-03-17 13:55:30
저는 제주 서부권에 사는 도민이지만, 시민복지타운내 행복주택 건설은 아니라고 봅니다. 도남동과 노형동 등 시내 중심지는 다닥다닥 붙은 아파트와 최악의 교통난으로 아름답고 쾌적한 제주를 이미 잃어가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위한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도심지에는 최대한 녹색 공간과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취지가 좋은 행복주택은 멀지않은 외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귀~조천 사이에 좀더 넓고 쾌적한 장소를 찾는 게 좋다고 봅니다.

도대체 ㅠㅠㅠ 2017-03-16 07:43:26
도민을 무시하고, 공무원들의 계획만을 진행하려는 제주가 정말 싫다.

님비는 집어치우자 좀 2017-03-18 01:46:54
제주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추진..."실(失)보다 득(得)" - 시사제주

차라리 이렇게 팩트 위주로 쓰는게 낫지 않을까?
설익은 생각으로 오피니언 내지말고 ^^

찌라시좀작작 2017-03-18 01:24:28
어찌 도남동 일부 주민 의견이 제주도민의 의견으로 둔갑하냐
글을 읽을줄 알면 뭐해? 독해력이 없어서 문맹이나 마찬가지인데.
논리적인 반박은 쥐뿔도 없고 부동산업자라며 비꼬고 있네. 꼴통스럽다 정말.. 미디어제주알바냐고 비꼬아주면 되는거니?
니네같은 애들때문에 부족하고 없는 사람들이 힘들어지는거야..뭐 저거 시민복지타운 바꾼다고 교통난이 뭐? ㅋㅋㅋㅋ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에 있는데 막 갖다붙이고 있냐 짜증나게.. 애초에 인프라의 문제인걸 헛소리야..
전체가 나아지는 방법에는 관심없고 지들 눈앞에 놓인 이익에만 관심있지..

이런판있나 2017-03-17 15:13:57
가잘못된개 아니라 댓글단 인간이 좀 xxx인가 ㅋㅋ
주민의견 들어서 추진하는 게 당연한 의무다
기사 좀 똑바로 써라님은 갑자기 풀린 날씨
탓에 기사해석 능력이 저하된 것같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