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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동아리 활동 덕분에 법환이 살아나요”
“청소년들의 동아리 활동 덕분에 법환이 살아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3.1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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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 <2> 법환동청소년문화의집
‘손뼉치고’ 동아리는 여성가족부 공모로 진행…차량 지원 등 절실

 

 

청소년을 미래의 동량이라고 부르지만 대한민국의 청소년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들에겐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이 누르고 있어서다. 그 무거운 짐을 털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미디어제주>가 그런 고민을 덜고, 청소년들의 자기개발을 위해 ‘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청소년수련시설을 잘 활용한다면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고,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도 덜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와 고르라 주식회사가 함께 한다. [편집자 주]

 


제주올레 7코스. 제 손가락 깨물어 아픈 곳이 없다지만 7코스는 풍광 하나만큼은 여느 다른 올레코스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올레꾼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찾기도 한다. 서귀포시 법환동. 7코스는 이 마을을 지나는 올레코스이기도 하다.

 

제주에 푹 빠진 사람들. 요즘은 제주살이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그런 이들에게 꼭 가보고 싶은 마을로 법환을 추천하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일까. 이 마을 한가운데에 자리한 법환동청소년문화의집은 무척 바쁘다. 두 청소년지도사가 열혈 봉사를 하고 있다. 박희성·윤보라 청소년지도사를 현장에서 만났다.

 

법환동청소년문화의집을 지키는 청소년지도사 박희성씨(오른쪽)와 윤보라씨. ©미디어제주

이상하리만큼 올레꾼들에게 인기가 높은 법환동청소년문화의집. 옥상에 오르면 멋진 풍경이 관람객을 맞는다. 하지만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다. 너무 많은 이들이 들어와서 골치 아플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올레 7코스엔 화장실이 없어서 법환청소년문화의집이 타깃이 되곤 한다. ‘외부인 출입금지’를 붙여놓으면 “왜 금지하느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이유가 있다. 박희성 청소년지도사는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문화의집은 청소년이 우선되는 공간입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죠. 여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애들에게도 안전하게 놀다가 가라고 강조를 해요. 무엇보다 안전이죠.”

 

세월호 참사 이후 청소년지도사들은 ‘안전’에 매달린다. 그래서 청소년문화의집에 어른들이 오가는 걸 제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법환청소년문화의집은 마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을에서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자신들이 사는 마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걸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동아리가 있다. 벽화동아리인 ‘손뼉치고’다.

 

법환동청소년문화의집 입구. 예쁜 벽화가 방문객을 맞는다. ©미디어제주
법환포구엔 '손뼉치고'의 제주어 작품이 올레꾼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디어제주

‘손뼉치고’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공모사업을 따냈다. 무척 활발하다. 올레꾼들이 오가는 법환포구엔 ‘손뼉치고’ 동아리의 따스한 기운이 넘쳐난다. 포구에 색을 입히고, 거기에 알쏭달쏭 제주어까지 들어 있기에 올레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학교에서 벽화를 그려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지난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손뼉치고는 올해 또다른 업그레이드를 준비중이다.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그렇다고 ‘손뼉치고’만 있는 건 아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제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곳이 어디 있던가. 댄스동아리 ‘시나브로’가 있고, 봉사동아리인 ‘나누미’도 있다. 환경동아리 ‘올레지킴이’와 재능기부동아리 ‘재능나누기’도 있다.

 

‘나누미’는 무조건 나눠준다. 처음엔 작은예수의집에 직접 가서 간식 만들기를 해오던 ‘나누미’는 패턴을 바꿨다. 맛이 나질 않아서다. 그래서 주먹밥이나 샌드위치 등을 사전에 숙지하는 연습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점점 숙달이 된 ‘나누미’들은 이젠 셰프의 길로 나가고 있다. 이젠 작은예수의집에 있는 아이들이랑 서슴없이 지내는 사이가 됐다.

 

‘시나브로’는 톡톡 튄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이 가진 끼는 춤이기 때문이다. ‘올레지킴이’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조직이다. 순수 봉사단체로 법환 일대의 올레는 학생 스스로 가꾸겠다고 만들었다. 여름엔 7코스에서 먹거리를 제공하는 활동도 한다.

 

어려움은 없을까. 물론 있다. ‘손뼉치고’는 벽화를 그릴 재료비가 부담이다. ‘시나브로’는 늘 이동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차량을 대절하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승합차량이 절실하다. 이런 어려움은 있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봉사를 한다는 기쁨을 대체할 수는 없다. 올해도 법환동청소년문화의집에 소속된 청소년들의 멋진 활동이 기다려진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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