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교원인사를 다 해놓고서는 학급 조정 날벼락”
“교원인사를 다 해놓고서는 학급 조정 날벼락”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2.28 11: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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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너무 관념적이고 애매한 이석문 교육감의 답변
2월초 교원 인사 이후 업무계획 마무리했는데 “학급 줄여라”
이석문 교육감이 28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관념(觀念). 단어로서의 관념은 생각에 사로잡힌 경우에 그렇게 부른다. 관념에 너무 치우치면 생각이 빙빙 돌며 해답을 얻기 쉽지 않다. 구체화되지 않는 경우를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이석문 교육감이 새학기를 앞두고 28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가졌다. ‘새학기 맞이’라는 이름을 달았는데, 교육가족이 핵심이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꺼냈다. 그건 다 아는 이야기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부모가 중요하고, 교사가 중요하고, 학생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이들은 없다.

생각이 구체화되면 실천이 따른다. 그래서 관념과는 차별화가 된다. 제주도교육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교원인사가 아닐까 한다. 교원인사를 교육감 입맛에 한다는 그런 뜻은 아니다. 교원인사를 제때 해서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겠다. 종전 교원인사는 새학기를 코앞에 둔 2월말에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새학기를 맞은 3월은 교사와 학생간의 눈높이보다는, 교사들은 업무계획을 짜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도교육청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교원인사를 2월초에 수립했다. 그러곤 남은 2월은 교사들에게 업무계획을 미리 다 짜서 3월은 교사와 학생간의 눈높이가 맞춰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사들은 힘들겠지만 참 좋은 구상이다. 만일 A교사가 B학교에서 C학교로 이동을 명받는 경우를 보자. 올해 2월 인사로 A교사는 B학교 소속이면서 C학교 업무계획을 짜는 일을 했다. A교사는 지난주까지 C학교에 대한 업무계획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A교사가 이동할 C학교의 학급을 줄인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교원인사를 일찍 하고, 모든 업무계획을 다 마무리했는데 학급을 줄이는 일이 가능할까. 그렇다면 교원인사를 또 해야 하나.

교사들은 속칭 ‘봄방학’으로 불리는 시간을 반납했다. 종전 같으면 3월에 할 일을 2월에 다 마무리했다. 중학교도 그렇고, 초등학교도 그렇고, 병설유치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청천벽력같은 일이 발생했다. 제주시내 2개 학교의 병설유치원을 각각 1개 학급씩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교원인사를 통해 발령을 내고, 해당 학교 업무계획을 다 짰는데 말이다. 제주동초 병설유치원은 4개 학급에서 3개 학급으로, 한천초는 2개학급에서 1개 학급으로 줄인다고 한다. 인사를 다 해놓고 이런 정책을 펴는 게 기자로서는 이해가 안된다.

그래서 물었더니 교육감의 답변은 관념적이다.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부득이하게’라는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고민’이라는 말도 꺼냈다. 고민을 했다면 그래서는 안된다. 교원인사를 다 해놓고서는 ‘부득이하게’라는 게 기자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현재 병설유치원 정원은 26명이다. 26명을 초과하면 2개 학급이 되지만, 1명이라도 줄면 도루묵이 된다. 1개 학급씩 줄어드는 곳은 학급당 정원이 26명을 초과하지 못해 학급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이게 됐다.

이럴 거면 왜 병설유치원에 만5세만 받도록 했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교육감은 기자의 질문에 “유치원은 늘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니다. 이미 만5세만 받으면서 이미 2학급은 줄어든 상태이며, 제주동초와 한천초를 합치면 4개학급이 줄게 된 셈이다.

중학교 신설 문제에 대한 답변도 그랬다. 기자들이 “제주여중 이설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느냐”고 물었더니 “서부지역 이동 및 신설은 계속 진행중이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너무 관념적이고, 너무 애매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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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안맞는 일을 ㅠㅠ 2017-02-28 16:38:11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돼네~~
수장이 잘못되면 밑에는 엄청 고생하는 건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