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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거주자만 쓰레기 요일배출 '특혜'받나
원룸 거주자만 쓰레기 요일배출 '특혜'받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02.2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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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민 "차라리 클린하우스에 분리 배출함을 만들라" 불만
전문가 "행정이 요일배출 성급하게 시행한데 따른 부작용"
제주시 "쓰레기 보관 장소 부족한 원룸 거주자 민원 반영"
제주시는 지난 18일부터 원룸 10곳을 대상으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함을 시범 설치하고 있다. 제작비용은 1개당 26만 원이다. ⓒ제주시

원룸 거주자들은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이하 요일배출)에서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제주시가 지난 18일부터 원룸 건물 10곳을 대상으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함을 시범 설치하고 있다. 배출함은 유리병, 캔, 플라스틱, 비닐 등 4가지로 구분됐다. 해당 건물 입주자는 시간이나 요일에 관계없이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다. 건물 관리인이 매일 해당 재활용 쓰레기를 클린하우스에 배출하는 방식이다.

제주시는 원룸 특성상 재활용 쓰레기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서 생기는 불편 사항을 감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말 그대로 집 안에 쓰레기가 쌓이는 불편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언뜻 행정이 민원 사항을 적극 반영한 방침으로 보인다.

시민들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시민단체 온라인 게시물 및 각종 언론 매체의 댓글을 살펴봤다. “애초에 이렇게 쓰라고 클린하우스 만들어놓지 않았냐”, “소형 클린하우스”, “주변 사람들 저기에 다 갖다놓을 것”, “원룸만 공간이 부족한가? 행정이 형평성까지 잃었다”, “요일배출제의 부작용”, “클린하우스에 분리배출함 만들라”는 반응이다.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클린하우스 도입 당시 분리배출함을 구분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과 둘째 관리인이 없는 건물 입주자 및 일반 가구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다.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 회원 강대준(구좌읍 하도리)씨는 이런 접근이 비상식적이라고 말한다. 강 씨는 “집 안에 쓰레기가 쌓이는 문제는 원룸 거주자만의 불편이 아니”라며 “오히려 여러 명이 거주하는 일반 주택에서 더 심각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룸에서 시간제한이나 요일제한 없이 재활용품을 구분 없이 배출할 수 있다면 왜 다른 형태의 주택은 불가능하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팀장은 “(취지나 시도가)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요일배출을 성급하게 시행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김 팀장은 “요일배출을 시행하기 전에 고민해야 했던 사안들을 시행하고 나서 도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니까 이제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형태”라며 “이런 식으로 요일배출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주시 환경미화과 관계자는 원룸 대상 분리배출함 설치가 요일배출과 배치하는 제도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는 “결과적으로 건물 관리인이 요일과 시간에 맞춰 배출하는 점은 요일배출 방식과 달라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집 안에 여유 공간이 없는 원룸 거주자들에게 재활용 쓰레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결과가 좋으면 모든 원룸 및 오피스텔에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제주시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노형동 이화오피스텔 등 원룸 건물 10곳에 분리배출함을 시범 설치한다. 분리배출함은 1개당 26만 원이며 시에서 설치비를 지원한다. 제주시는 관리인 및 건물주의 동의가 이뤄진 원룸 및 오피스텔을 대상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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