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글을 탄압하는 행정가는 물러나야 한다”
“청소년 글을 탄압하는 행정가는 물러나야 한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2.17 09: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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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쓰레기 요일제 비판 글에 대한 고경실 시장의 반응을 보며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이래서도 안됩니다. 그것도 아이들을 겨냥했다뇨. 무슨 말이냐고요? 제주시정을 책임진다는 고경실 시장님께서 쓰레기에 너무 환장하셨는지, 비판적인 글을 쓴 학생 때문에 청소년지도사들을 불러서 닦달을 하신 모양입니다. 왜 청소년지도사들을 불렀는지는 이해를 하지 못하겠어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학생의 글을 왜 따지느냐는 거죠.

학생의 글을 잠시 옮겨볼게요. “제주시에서 실시되고 있는 쓰레기 정책이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행정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시민들의 권리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시내에 있는 클린하우스에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학생의 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제가 글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글이 아니라 기사입니다. 해당 글을 쓴 학생은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청소년활동홍보위원회 소속으로, 기사를 쓰는 청소년 기자입니다.

청소년활동홍보위원회는 저랑도 관련이 무척 깊습니다. 제가 그 애들을 가르치기도 하거든요. 제가 직접 가르친 학생들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화가 납니다. 시장님께서 제가 가르친 애들의 글을 향해 문제를 제기하셨으니까요.

제주시청사. ©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아니 제주시가 행정에 대해 비판도 하지 못하는 곳인가요. 더더욱 학생들이 문제제기를 한 글을 가지고 시장님께서 그럴 수가 있나요. 시장님께서는 환장할 정도로 쓰레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비판적인 글을 쓰지 말고 옹호하는 글을 쓰라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더 문제는 기사를 쓰는 청소년활동홍보위원회의 청소년 기자들을 만나겠다는 태도에 있습니다. 그건 언론탄압입니다. 시장님이 직접 청소년 기자들을 만난다면 애들은 어떻게 됩니까. 그 글을 칭찬해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글을 쓰지 말고 옹호하는 글을 쓰시라고 할텐데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역사학자들이 왜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반대하고 나설까요. 역사학자들의 절반은 보수인데 말이죠. 여론조사를 들여다보면 일반 시민들보다 역사학자들의 국정 역사 교과서 반대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역사학자들의 90% 이상은 다들 국정 역사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고 해요. 왜 그런 줄 아세요? 하나의 사실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있기 때문이며, 자칫 획일화된 교육은 역사를 망치는 근원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역사 이야기를 꺼낸 건 지금 고경실 시장님이 하시는 행태가 그렇다는 겁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내건 모토가 있습니다. ‘질문 있는 교실’이죠. 그건 토론을 중심으로 한 교육을 말합니다. 토론이라는 건 하나의 답을 내놓는 게 아닙니다. 다양한 답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그런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질문 있는 교실’을 내건 겁니다.

쓰레기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했으면 학생들이 나서서 시민을 인터뷰하고 기사를 썼을까요.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쓰레기 요일제를 비판하며 기사를 쓴 겁니다. 그 기사에 고경실 시장님께서 너무 분개하셨는지, 학생들에게 옹호적인 글을 쓰게 하라는 건 정말 이해를 해주려고 해도 이해가 가질 않네요.

고경실 시장님께서는 당장 청소년지도자들에게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하십시오. 혹시 이런 사실을 청소년 기자도 알고 있다면 그 학생에게도 잘못했다고 하십시오. 그리고 제게도 죄송했다고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 애들을 가르친 사람이니까요. 한마디 더 거들게요. 획일화된 교육을 강요하는 시장님은 이쯤에서 자리에서 내려오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아니면 원희룡 지사님이 판단을 해주시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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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꿈꾸는가 2017-02-17 11:34:06
잠에서 쌔어나라 실실아~~ 세상 변하는 걸 모르고 설치지 말기를 ㅠㅠ

그만둬여 2017-02-19 11:42:46
기자님 글에 적극 찬성해요~~
빨리 처리 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