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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짜리 제주비엔날레 운영 대행용역 제안서를 열흘만에?”
“10억짜리 제주비엔날레 운영 대행용역 제안서를 열흘만에?”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2.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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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미술관, 제주비엔날레 운영 대행 용역 20일까지 제안서 접수 ‘논란’
도의회 문화관광위 업무보고에서도 의원들 ‘반쪽짜리’ 비엔날레 우려 지적
제주도립미술관이 제주비엔날레 운영 대행 용역 공고를 내면서 제안서를 열흘만에 제출하도록 해 사전에 이미 대행 업체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진=제주도립미술관 홈페이지

제주도립미술관이 제주비엔날레 운영 대행 용역 발주하기 위한 공고를 내면서 불과 열흘 사이에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해 도내 관련 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비엔날레가 제주에서는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인데 지난 9일자로 공고를 내면서 오는 20일까지 제안서와 가격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립미술관이 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 제주비엔날레 운영 대행 용역 공고문 내용을 보면 사업 예산은 10억원 규모로, 사업 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다.

과업 지시서 내용을 보면 홍보와 행사 진행, 전시 운영, 사업 운영 비용 및 관련 인건비 지급 대행을 비롯해 전시 구현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문제는 도내에서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는 비엔날레 행사 운영 대행 용역 공고를 내면서 불과 열흘만에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한 점이다.

이에 대해 도내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열흘만에 어떻게 제안서를 작성하라는 거냐”면서 “10억원짜리 용역 제안서를 열흘 안에 마무리하라는 건 이미 모든 것을 세팅해놓고 도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비엔날레 개최 건에 대해서는 최근 열린 제주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선화 의원(바른정당)은 지난 10일 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과 도립미술관, 문화예술재단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5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주제도 안 정해져 있다. 예술감독은 정해졌느냐”고 날림식 행사 추진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이 의원은 “자문위원 명단을 보면 당연직 5명 외에 다른 전문가 5명을 추가해서 비엔날레를 개최하려 하고 있다”면서 “도내 미술인들과 충분한 교감도 이뤄지지 않은 채 대행사에 사업을 위탁하려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태석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비엔날레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려면 도민들의 참여를 통한 협조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요건 아니냐”며 “관장이 의욕이 넘친다고 해도 ‘마이 웨이’식으로 가선 안된다.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김희현 위원장도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보태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급하게 가다 보면 공감대 형성이라든가 사전 작업 등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최소한 1년 이상 준비 작업이 필요한데 관장 의지대로 강행해 성공적으로 가면 좋겠지만 너무 짧은 시간 동안에 도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나 인력, 예산 등 문제로 반쪽짜리 비엔날레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준기 관장은 의원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현대미술을 통해 제주의 문화적인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개막 후 전시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개막 전부터 강연과 투어 등을 통해 도민들을 만나고 예술가들과 협업을 이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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