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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대란에 자동차, 하수 문제 … 세계환경수도는 무슨?”
“쓰레기 대란에 자동차, 하수 문제 … 세계환경수도는 무슨?”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2.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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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안창남 의원 “세계환경수도 접어라” 날선 비판

최근 제주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에 따른 주민 불편에다 포화 상태에 놓인 쓰레기 및 하수 처리용량 등에 대한 문제가 새해 첫 제주도의회 업무보고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안창남 의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9일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가 도 환경보전국과 상하수도본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나온 발언들에 대한 얘기다.

급기야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전임 도정 때부터 핵심적으로 추진해온 사업 중 하나인 세계환경수도를 접으라는 따가운 질책이 나오기도 했다.

안창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업무보고를 보면 해마다 업무보고 자료의 업무 추진계획이 바뀌는 게 없다”면서 “새해가 되면 새 틀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데 지난해 했던 일을 그대로 추진하는 게 행정이냐. 현재 추진중인 사업의 문제점을 지사에게 직소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안 의원은 그 중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환경수도를 실현하겠다는 도의 구상을 지적하면서 “터무니없는 허무맹랑한 꿈에 불과하다. 이런 데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양보 환경보전국장이 “실적이 없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같다. 구호만 앞세우고 피부로 느껴지는 게 없다는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겸허하게 비판을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제주도가 세계환경수도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쓰레기 문제에다 자동차 대란, 하수 문제가 모두 최악인 상태로 전국적인 수준에도 뒤처지고 있는데 세계환경수도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6단계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게 모순 아니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대표적인 환경도시의 사례를 하나 하나 예로 들면서 “이 도시들이 모두 착실하게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름대로 조용하게 환경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데 반해 제주도는 소리만 요란하고 생활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도의회 하민철 환경도시위원장.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 국장이 이에 대해 “자연환경은 세계적인 수준인데 생활 환경 분야가 선진국의 여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느끼고 있다”고 시인하자 안 의원은 “세계환경수도 추진이 가당키나 한 것이냐. 빨리 접어서 실질적인 환경개선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쓰레기 매립장은 넘쳐나는데 신규 쓰레기매립장 사업이 추진도 안되고 있는데 이런 것도 하나 못하면서 무슨 환경수도냐. 이 사업 접어라”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안 의원은 “중점을 둬야 할 곳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자동차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는데 바다, 수질, 토양이 다 썩어가는데 대기 환경만 좋으면 뭐할 거냐”고 비판을 이어갔다.

하민철 위원장도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대해 “사업을 조급하게 진행하다 보니까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면서 서귀포 시민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공무원들조차 70%가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시장은 환경순환센터에서 분류 작업이 3시간 걸리던 일이 이제는 막바로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걸 자랑할 일이 아니다. 집집마다 쓰레기가 쌓여 있다”면서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 읍면동장에게 재량을 주도록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 하 위원장은 “시범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하지 않으면 조례를 다시 바꾸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김 국장은 “지역별로 세분화하고 자율성을 가미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 “2월 중에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체적인 로드맵 안에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양보 도 환경보전국장(왼쪽)이 9일 도의회 환경도시위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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