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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박근혜 탄핵, 3월 구속, 4월에는 정권 교체!”
“2월 박근혜 탄핵, 3월 구속, 4월에는 정권 교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2.0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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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700여명 ‘입춘 구속, 민주 회복’ 촛불 밝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4일 오후 제주시청 일대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제주도민들의 촛불 민심이 설 연휴를 지내고 다시 제주시청 앞에 모여들었다.

4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입춘 구속, 민주 회복’을 내건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 날씨 속에도 700여명의 도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입춘을 맞아 박근혜 구속과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한다는 마음이 모아진 자리였다.

이날 집회는 문정현 신부의 새해 덕담으로 시작됐다.

문 신부는 참가자들 모두에게 새해 인사를 전한 뒤 “복을 받으려면 백남기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돌아봐야 한다”면서 “블랙리스트가 뭐냐. 검은 마음을 가진 자들이 만든 명단 아니냐. 그들이야말로 블랙리스트”라고 일갈했다.

문정현 신부가 4일 열린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에게 덕담을 건네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자녀 연합’ 깃발을 들고 집회에 참석한 정우석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참석한 분들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고 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삼성이 그들에게 준 돈이 60억인데 백혈병으로 숨진 반도체 노동자들에게 손을 덜덜 떨면서 찔러준 돈은 겨우 500만원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헌법에는 없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당연히 있는 ‘저항권’을 행사해 2월말까지 탄핵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청와대에서 ‘공주 놀이’만 하고 있는 박근혜를 직접 끌어내리고,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대통령 놀이’ 중인 황교안을 끌어내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학생은 투표 연령을 만 18세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학생들에게 투표권이 없으니까 학생 인권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신의 또래 친구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우리 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와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투표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지정 발언자로 연단에 선 오순희 (사)제주문화예술공동체 간드락 대표는 “우리 촛불의 목표는 박근혜 퇴진과 최순실 처벌이 아니라 해방 이후 청산하지 못한 친일 세력의 후손들이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정치판에서 몰아내 앞으로는 지금처럼 무한경쟁을 강요하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도민행동이 제주도민들의 촛불에 담긴 마음을 정책으로 담아낼 수 있는 역할을 함으로써 더욱 단단해진 국민 권력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는 소망을 전했다.

이어진 시청 대학로 일대 거리 행진에서는 “2월에는 탄핵하라, 3월에는 구속하라, 4월에는 정권 교체”라는 새로운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 부대행사에서는 녹색구매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에코 팔찌 만들기, 입춘 맞이 판화 찍기, 탄핵‧탈핵 풍선 나눔 및 서명, 입춘맞이 윷점, 정유년 새해 맞이 떡메치기, 이동수 화백의 ‘내 얼굴을 보여줘’ 캐리커쳐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4일 오후 제주시청 일대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4일 오후 열린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거리행진 중 길트기를 하고 있는 풍물패의 모습. ⓒ 미디어제주

다음은 이날 제주작가회의 오광석 시인이 낭송한 ‘바람이 된다’ 시 전문.

바람이 된다

오광석

늦은 저녁 바람이 분다
시민들이 든 피켓이
바람에 날린다
이 바람은 어디서 오는가
강정리 마을에서 불고
팽목항 방파제에서 불고
세월호 가라앉은 바다에서 불고
지하철 승강장 열린
스크린도어에서 불어온다
차가운 겨울 앞에도 시리지 않는
이 바람의 정체를 본다
강정리 사람들의 입이고
팽목항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의 눈물이고
바닷속을 헤매는
우리 아이들의 영혼이고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보았던
시민들의 의지다
지난 반세기 동안
4월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사람들의 집념이다
우리는 바람이 된다
제주의 바다를 넘어
세월호를 넘어 팽목항을 넘어
누구도 멈출 수 없는
거대한 태풍이 되어
위선의 무리들을 모두 쓸어버리고
참세상을 향해 몰아쳐간다

4일 열린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부대행사 부스의 모습. ⓒ 미디어제주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정유년 새해맞이 떡메치기를 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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