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지역 갈등 현안에 ‘눈 감고 귀 닫은’ 원희룡 제주도정
지역 갈등 현안에 ‘눈 감고 귀 닫은’ 원희룡 제주도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2.02 2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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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서귀포시 연두방문, 제2공항·강정마을 구상권 청구 문제 ‘묵묵부답’
원희룡 지사가 서귀포시 연두방문 일정에 나선 2일 오후 시 청사 입구에서 이중환 서귀포시장(오른쪽)이 제2공항 반대 피켓의 문구를 보고 있다. ⓒ 미디어제주

원희룡 지사가 2일 오후 서귀포시 연두방문 중 시민과의 대화에서 제2공항 문제와 강정마을 구상금 청구 문제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20분부터 100분여 동안 진행된 현안 보고 및 시민과의 대화 중 지역 내 가장 큰 갈등 현안인 이들 사안에 대해 아예 입을 닫았기 때문이다.

제2공항 문제의 경우 오전 중에 있었던 제주시 연두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서귀포시에서도 제2공항이 들어서는 마을 중 한 곳인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의 피켓 시위가 이어졌고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다른 한 시민이 “제2공항과 오라관광단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원 지사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제2공항과 오라관광단지는 너무 포괄적으로 질문을 주셔서 오늘 답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말씀을 드리겠다”는 게 그의 대답이었다.

강정마을에 대한 해군의 구상금 청구 문제에 대해서는 홍동표 대천동 주민자치위원장이 원 지사에게 “지사가 있을 때 구상권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홍 위원장은 34억원의 구상권 청구 문제 해결과 강정 주민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지원 등의 문제를 한꺼번에 건의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구상권’이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다만 그는 “공동체 회복사업, 그리고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병원 지정 등 그렇지 않아도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은 마을 주민들과 얘기만 되면 할 수 있도록 사업이 다 잡혀 있다”고 사실상 한 가지에 대한 답변만 내놨다.

원희룡 지사가 2일 오후 서귀포시 연두방문 일정 중 시민과의 대화 시간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

오히려 그는 “중앙정부 예산 사업도 1000억대다. 아쉬운 게 있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했으면 큰소리 치면서 받아올 수 있었을 텐데 이제는 사정해가면서 받아와야 할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묻지도 않은 중앙 정부의 지원 예산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날 양 행정시 연두방문 일정을 갖기 불과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대선 불출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원 지사 본인으로서는 화려하게 중앙 정치무대로 복귀하고 싶었던 꿈을 접은 셈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는 내년 6월 치러지게 될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도 된다.

지역 내 가장 큰 현안 문제 해결은 뒤로 한 채 도로 개설 문제, 읍면동 주민센터 신축 문제 등 마을 현안사업들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 것이 과연 이 글을 쓰는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2일 오후 원희룡 지사가 서귀포시를 연두방문,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기에 앞서 이중환 서귀포시장이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한편 원 지사는 이날 시민과의 대화 시간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달 중에 제2공항 개발사업 관련 주민보상안 초안을 마련,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토연구원, 제주발전연구원 등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이 관련 조례안과 보상안, 주변지역 발전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주민협의체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오해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작 피켓 시위를 벌이는 성산 지역 주민과 시민과의 대화 시간에 나온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으면서 기자들 앞에서만 ‘마이 웨이(My Way)’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운 대목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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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치는 건 아닌지 2017-02-03 09:58:46
희한한 일이네요. 귀를 닫을 거면 지네끼리만 하던지~~
티비봤더니 사전 선정한 사람들만 모인 듯 느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