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만들기, 탈핵 서명 운동 등 다양한 부대행사 진행
이재용 구속 영장이 기각되자, 그동안 주춤했던 촛불이 다시 뜨겁게 타올랐다.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촛불 1000개(주최측 추산)가 제주를 밝혔다. 21일 ‘박근혜 즉각퇴진 제14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렸다.
'내 삶도 바꾸고 세상도 바꾸는 촛불'
이날 행사는 서예작가 이대길씨가 노란 현수막 위로 붓글씨를 쓰는 퍼포먼스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대길 작가는 "법 위에 삼성있지만 삼성 위에 촛불이 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싸움을 시작한다는 각오로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자유발언 시간에서 제주민예총 강정효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에 잘한 일이 하나 있다"며 "나 같이 블랙리스트에 들지 못한 문화예술인들이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하는 다짐을 갖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예술 창작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문화예술인들을 빨갱이로 부르며 적군으로 간주했다"며 "블랙리스트 자체 만으로도 대통령은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농민회장 문영선, 김정임 회장은 무대에 나란히 올라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희망버스를 타고 대정에서 여기로 온다"며 백남기 농민 특검법 제정을 주장했다.
임형묵 감독은 "청와대에 보일러 빼드려야겠어요"라 쓰인 피켓을 들고 "청와대가 따뜻하니 박근혜 대통령이 나가지 않는 것 같다"며 퇴진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대선 후보가 없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알 수 있듯 원전 사고가 나면 우리가 쌓아온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제주만 해도 지난해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유산에 지정됐다고 자축하고 있지만 당장 바다가 똥물이 된다면 다 무슨 소용인가"라 한탄하며 "환경에 깊은 고민이 없는 사람에게 정권을 넘겨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민성 군(제주일고 2학년)은 "김기춘과 조윤선이 구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현 시국을 향한 국민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촛불을 든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 속에 자신의 광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촛불 민심을 응원했다.
소금인형 공연을 끝으로 1부 행사가 끝나자 1000여 명의 시민들은 대학로 시가 행진을 나섰다.
이날 부대행사로 가면만들기, 516도로 개명 서명 운동, 탈핵 서명 운동 등이 제주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