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열심히 만든 광장엔 사람 위한 공간이 없네”
“5년간 열심히 만든 광장엔 사람 위한 공간이 없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1.09 14:5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탐라문화광장은 버려라] <1> ‘탐라’도 없고, ‘광장’도 없다
탐라의 역사와 문화를 담지 못하고 이름뿐인 ‘탐라문화광장’
“차량의 이동만을 우선하지 않고, 그걸 사람에게 돌려줘야”

탐라문화광장이 곧 세상에 등장한다. 우근민 도정 당시인 지난 2011년부터 계획돼 추진해온 탐라문화광장은 논란 끝에 ‘광장’이라는 이름을 빌어서 탄생하게 됐다. 빠르면 올해 1월중, 늦어도 2월에 모든 걸 마무리하고 원도심에 자리를 틀게 된다. 거창한 이름을 단 탐라문화광장. 어떤 문제가 있고, 앞으로 이 ‘광장’을 어떻게 재탄생시키면 좋을지 3회에 걸쳐서 보도한다. [편집자 주]

 

515억원. 적은 액수가 아니다. 지금까지 탐라문화광장에 들어간 예산이다. 민간투자까지 포함하면 867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민간투자는 탐라문화광장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건 빼자.

탐라문화광장은 아주 거창한 이름이다. ‘탐라’가 그렇고, ‘광장’이 그렇다. 탐라문화광장이라는 거창한 이름은 제주시 원도심에 들어섰기에 탐라를 집어넣으려고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탐라문화광장에 ‘탐라’는 있기나 한 걸까. 솔직히 말하면 없다. 탐라문화광장은 ‘탐라’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준공을 앞두고 다시 들여다보면 탐라가 없다는 지적은 온당했다.

탐라는 1000년의 역사를 지닌 나라였다. 탐라문화광장이라는 이름을 달려면 최소한 1000년은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한 게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

단지 탐라문화광장이 내세우는 건 세계음식거리와 주변에 만든 공원 등이다. 그게 탐라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탐라문화광장이라는 이름이 걸맞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500억원을 넘는 돈을 투입하고도 탐라가 없다면 그건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탐라문화광장은 산지천 변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탐라가 없는 광장이라면 탐라 대신 이 일대를 기억하는 ‘산지천’과 관련된 단어를 집어넣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조만간 준공될 탐라문화광장 일대. 그러나 이곳은 탐라와 맞지 않고, 사람 위주가 아닌 광장이라는 지적이 높다. © 김형훈

그러면 광장은 맞긴 한가. 광장의 기본 요소는 사람과의 교감이 일어나야 한다. 광장이 가진 최상의 요건은 사람이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어떤 때는 사람간의 상거래가 일어나기도 한다.

광장은 사람의 시선이 있어야 하고, 사람이 많이 오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 만들어진 탐라문화광장은 여전히 사람보다는 차가 우선이다. 광장은 공유하는 공간이 돼야 하는데, 그걸 막는 게 차량이라면 그건 광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붙여서도 안된다.

사회 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는 우리가 걸어다니는 거리는 늘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해야 하고, 서로 만나며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고 했다. 광장 혹은 거리에서 즐길 요소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세계 여러 나라는 차량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광장은 사람 중심이며, 걷는 사람을 우선으로 한다.

광장은 사통팔달이어야 한다.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여러 방향으로 나가고 오가는 그런 곳이 광장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 탐라문화광장은 커다란 길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길이 선(線)이어서는 안된다. 일직선으로 난 선은 차량의 이동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 선을 사람에게 돌려주고, 그 선을 통해 사통팔달이 이뤄져야 비로소 광장이라고 이름을 달 수 있다. 행정을 하는 이들은 우선 이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다음엔 마구잡이식 토목공사로 점철된 탐라문화광장을 들여다보겠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그냥 치우지 2017-01-09 17:50:59
세비들여 만든 탐라문화광장은 사람이 모이고
옛 탐라문화와 현대문화의 공존하는 조화가 있어야 하는데ㅠㅠ
행정이 하는 일들이 이정도 수준이면 제주는 그냥
'자연그대로의 섬'으로 남겨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