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쓰레기 산’ 만들어 도민 저항의지 보여줄 것”
쓰레기 정책에 뿔난 시민들이 뭉쳤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이하 쓰분시)'이 요일별 배출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쓰분시'는 제주시의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문제점을 느낀 시민들이 SNS를 통해 의견을 나누다 결성된 모임이다.
이날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행정은 쓰레기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도민에게만 고통을 강요한다”며 “요일별 배출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시민들이 배출을 줄여도 시간이 흐르면 매립장은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며 “원희룡 도지사는 요일별 배출제를 하루속히 폐기하고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원 순환형 쓰레기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원 김형석씨는 “우리가 분리배출을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며 “요일별 배출제가 자원순환 형태로 가는 올바른 방식인가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라고 활동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고성환 대표는 “제주시가 ‘쓰레기와 전쟁하겠다’는데 그러려면 예산부터 확충해서 장기적으로 구상해나가야 한다”며 “쓰레기 ‘제로(0)’는 쓰레기가 안 버리는 방안으로 가는 게 아니라 쓰레기를 잘 활용해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요일별 배출제는 수거를 편하게 하는 방식이지 쓰레기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신창범씨는 “제주도의 쓰레기 처리 방법은 소각과 매립뿐”이라며 “행정이 급증하고 있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서 시민의 협력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쓰분시'가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에 요구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하나. 지금 실시되는 요일별 배출제 쓰레기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제주도는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한다면 추경에 쓰레기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인력과 수거 차량을 확충하라!
하나. 청정 제주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자원 순환형 쓰레기 정책으로 전환하라.
'쓰분시'는 오는 13일을 도민행동의 날로 정하고, 오후 7시 각자 모은 쓰레기를 제주시청 인근 분리수거함에 일시 배출해 '쓰레기 산'을 만들 계획이다.
한편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은 같은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있는 도민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2017년 1월 6일 오후 1시 현재 회원수는 1051명이다.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