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제대로 놀 수 있도록 인식변화 시킬 것”
“아이들이 제대로 놀 수 있도록 인식변화 시킬 것”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1.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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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
이석문 교육감이 <미디어제주>와의 신년대담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강조했다.

놀아야 교육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놀지를 않는다. 놀이를 공부로 인식하지 않고, 놀이는 공부에 반하는 행동으로 보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이 올해는 이런 인식을 과감히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미디어제주>와 가진 신년대담에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거듭 설명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말 놀이터 워크숍을 가지며 ‘놀이터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 제주도내 초등학교 한 곳을 선정, 아이들이 놀만한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제주에 놀이터가 부족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작은 학교만 가더라도 주변이 모두 훌륭한 놀이터이다. 문제는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면서 “놀 권리에 대한 인식 변화가 먼저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015년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하며 아이들의 놀 권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아이들은 놀이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고, 놀이의 주인이다. 놀이터가 바뀌는 첫 걸음은 제주 사회가 아이들의 놀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보장하는 것이다”며 “학교 현장부터 놀 권리를 보장하고 놀이에 대한 문화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올해 역점 사업으로 초등학교의 놀이시간 확보를 강조했다.

놀이에 대한 이석문 교육감의 생각은 올해 역점 사업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제주도교육청이 내세우는 역점 사업 가운데 놀이 교육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신나는 놀이시간’을 운영하고, 학교 공간에도 놀이시설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초등학교의 놀이시간 확대와 더불어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활성화도 눈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1학생 1동아리를 권장한다. 주제별로 학생 자율동아리를 구성하도록 하고, 동아리 중심 각종 발표회도 지원하겠다”며 “학교 단위의 스포츠클럽을 의무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석문 교육감과의 ‘신년대담’ 내용.

▲ 올해 제주도교육청의 역점사업을 설명해 주신다면.

‘질문이 있는 교실’을 정착하겠다. 아이들은 광장에서,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현 시국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스스로 공부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았다. 광장과 거리는 교실로 대체될 것이다. 우리 교육이 아이들의 질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치열하게 점검하고 성찰해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이 뿌리를 내릴 때가 됐다. 아이들 질문의 힘을 자존감과 창의‧상상력, 민주시민 역량으로 키워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 문‧예‧체 동아리와 주제탐구 동아리를 활성화하겠다. ‘놀이’ 교육도 확대하겠다. 초등학교는 ‘신나는 놀이시간’을 운영한다. 학교 공간에 간이 놀이시설 설치를 확대할 것이다. 중등은 ‘쉼이 있는 일과시간’이 함께한다. 2교시 후 쉬는 시간 20분을 제공하는 방향이다.

초등학교 생존 수영 교육을 정착시키고, 지진과 석면,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마련하겠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과정평가에 안정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교원 해외 학교 파견 연수와 국제학교 파견 연수 지원을 확대하겠다. 제주 교사들이 선진 교육과정이 있는 해외 학교 및 국제학교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학습을 하면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강조하셨는데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말씀한다면.

발달단계를 고려한 1학생 1동아리를 권장한다. 주제별(음악, 미술, 연극, 독서, 탐구, 합창 등) 학생 자율동아리와 고등학생 인문·사회·과학 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 아울러 인문·사회·과학 R&E 활동(research & education ;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조사‧연구활동을 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활동)과 동아리 중심 각종 발표회도 지원한다. 학교 단위 학교스포츠클럽을 의무화하고, 교내 스포츠클럽 리그 활성화 및 학교 스포츠클럽대회를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 누리과정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누리과정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합의한 안은 3년 한시법이다. 기반이 불안정하다. 전체 4조원에 이르는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기 벅차다. 국회가 누리과정 해결의 의지를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향후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누리과정 해결을 위한 진전을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탄핵 정국 이후 조기 대선의 흐름이 만들어졌다. 대선이 본격화되면 누리과정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것이다. 전국 교육감들이 논의의 장에 적극 참여해 누리과정 완전 해결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

▲ 특성화 고교에 중점을 두시는데 문제는 질 높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아닐까 한다. 그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아이들이 자존감을 가져야 질 높은 직장에 가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고 그에 맞는 구체적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 그래서 특성화고 아이들에 대한 노동 조건이 반드시 개선됐으면 한다.

우리 사회가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능력에 맞게 잘 대우하는 지 돌아봐야 한다. 비정규직과 단기 인턴, 계약직 등 질 낮은 취업처에서 특성화고 아이들의 능력과 가능성을 소진하고 있지 않은지 말이다. 이는 제주사회와 한국사회의 가능성을 소진하는 것이다.

특성화고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정당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 조건이 마련됐을 때,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 아이들의 취업 의욕이 높아지고 특성화고도 활성화되는 선순환 기반이 마련된다. 사회적 논의와 대타협을 통해 특성화고 아이들의 취업 여건이 개선되길 바란다. 좋은 일자리 창출 뿐만 아니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정부에서 검토본으로 내놓은 역사 국정 교과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라고 지적을 한다. 제주도교육청은 어떻게 대응을 한 것인가

국정교과서 본질은 ‘국정화’다. 역사교육은 다양한 관점을 갖고,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합의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국정화는 폐지돼야 한다. 역사 교과서는 검인정 체제를 넘어 자유발행제로 거듭나야 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역사적 관점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면서, 정의와 민주 역량을 지닌 세계 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부가 국정 교과서 1년 유예 방침을 밝혀 사실상 폐지 수순으로 간다고 본다. 현재 국회 안건조정위원회에 상정된 ‘역사교과용도서의 다양한 보장에 관한 특별법안(국정교과서 금지법)’의 안건조정 절차가 2월 23일 풀린다. 이 법안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

▲ 애월고 미술과와 함덕고 음악과가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는다. 절 정착될 것으로 보는지

예술과는 긍정적 흐름을 만들었다. 첫 입학생 모집 결과, 정원 보다 지원자가 많은 결과에서 이를 확인했다. 예술고 입학을 위해 매해 도외로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수용하는 기반이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야 하는 데, 예술과가 그 거점이 될 것이다.

현재 신학기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정적인 공간을 기반으로 우수한 강사진,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끼와 자질,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겠다. 학교 현장을 충실히 지원하면서 성공적인 첫 발을 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해 놀이터 워크숍을 열었다. 어떤 놀이터를 구상하고 있는지

제주에 놀이터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연 제주에 놀이터가 없어서 아이들이 놀지 못하고 있나? 제주는 놀이터 천국이라 자신한다. 산과 오름, 바다 그 자체가 놀이터다. 들판이 있고 곶자왈이 있고 올레길이 있다. 작은학교만 가도 주변이 모두 훌륭한 자연 놀이터다.

문제는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지 않는다.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문화로 인해 놀이를 터부시한다. 아이들이 땀 흘리며 노는 것을 경계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삶이 PC에 갇히고, 스마트폰에 갇힌다. 중독 문제가 심각하고, 비만율과 마음 건강 수준이 전국에서 가장 좋지 않다.

‘놀 권리’에 대한 인식 변화가 먼저다. 지난 2015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선포한 ‘어린이 놀이헌장’의 첫 번째 선언은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다”다. 아이들은 놀이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으며 놀이의 주인은 아이들이다. 놀이터가 바뀌는 첫 걸음은 제주사회가 아이들의 놀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보장하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부터 ‘놀 권리’를 보장하고 놀이에 대한 문화를 바꾸겠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과 ‘고입 연합고사 폐지’, ‘질문이 있는 교실’을 추진한 배경에도 놀 권리 보장의 의미가 있다.

▲ 올해 마지막 연합고사가 치러진다. 중학교 과정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미디어 제주>에서 보도했지만 2017학년도 제주시 중학교 신입생 원서를 접수한 결과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이 완화됐고, 지원하지 않던 학교로도 학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것이 연합고사 폐지의 긍정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희망의 흐름이 만들어진 만큼, 의무교육의 본질에 맞게 중학교 교육과정을 잘 수행하겠다.

이석문 교육감은 연합고사 폐지로 인해 달라지는 게 보이고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현재 고입 선발고사 폐지에 따른 학업성적 관리지침을 개정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고입 선발고사 폐지에 따른 내신 성적에 대한 공정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합리적인 평가기준 작성을 위한 연수’를 도내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외에도 새로운 평가기준안 마련과 관련한 교원 연수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고입전형을 대비하고 있다.

결국 과정 중심 평가를 해야 하는 데, 과정 중심 평가는 어제보다 나아진 아이들의 성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수업에서 단편지식보다 핵심개념과 원리를 제시해야 한다. 학습량을 적정화해 아이들이 토의·토론 수업, 실험·실습 활동에 참여하면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들이 새로운 평가‧수업에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충실히 지원하겠다.

▲ ‘질문이 있는 교실’ 성과가 있다면

‘질문이 있는 교실’에 대한 학교 현장의 공감대는 형성됐다. 세월호 참사, 촛불 정국에서도 확인했듯이 ‘질문이 있는 교실’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교원들도 지속적인 연수를 통해 역량을 쌓고 있다.

문제는 ‘질문이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구조다.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이 기반되지 않으면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질문이 있는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

올해는 더욱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 토론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민주시민 토론교육을 활성화한다. 사제동행 ‘같은 책 읽고 생각 나누기’ 독서활동을 운영하고, 유·초등 날마다 1시간 교실 밖 수업을 활성화한다. 과정 중심으로 학생평가방법을 개선하고, 다양한 참여, 협력, 표현으로 집단지성 경험을 확대한다. 학교 단위 학습 공동체 구성을 확대하는 한편 교원 연구동아리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다.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에게 새해 덕담을 해주신다면

많은 사랑과 성원으로 제주교육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지난해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더 큰 희망과 결실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업무를 덜어내고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행정으로 교육 본질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겠다.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충실히 펼치겠다.

따뜻한 봄의 햇살이 물드는 새 학기 학교 현장이 아이들 희망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치열하게 노력하고 지혜를 모으겠다. 마음마다 희망의 촛불을 환히 밝혀, 행복과 건강이 늘 함께하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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