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동산·주거·교통·쓰레기, 대대적인 구조조정"
"2017년 부동산·주거·교통·쓰레기, 대대적인 구조조정"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01.0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대담]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인터넷 언론기자들이 신년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난해는 마지막 날까지도 연일 터져 나오는 국정농단의 민낯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또 분노했던 해였다. 정유년. 닭이 울면 새벽이 밝아오듯 '촛불 민심'은 올해의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에도 새벽이 밝아올 것을 바라고 있다.

제주 사회 역시 지난해 심한 몸살을 앓았다. 상주인구 65만여 명, 관광객 1500만 명. 체류인구 수가 80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예측 못한’ 인구의 급증을 견디지 못하고 사회 곳곳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제주 최대 현안이라고 불리는 쓰레기, 교통, 주거, 하수, 범죄. 사회 기반 시설 수용 능력이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했을 경우 발생하는 '예측 가능한' 문제점들이다. 게다가 외부 자본에 의한 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 '병세'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몸살'을 직접 겪어내야 하는 주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는 주민과 갈등, 그리고 다른 크고 작은 '몸살'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 것인가. 제주비전인 청정과 공존은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 것인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만나 지난해 도정 평가와 제주 현안, 올 한해 계획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원희룡 지사와 일문일답.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되돌아본다면.

"해묵은 갈등과 새로운 갈등 요소가 생겨나고 있지만 큰 발전의 기회를 만든 한 해였다. 전반적으로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 일들이 많았다. 꾸준한 관광객의 증가, 제주해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감귤가격 안정, 여러 가지 경제 지표 호전,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단지 전력생산 돌입, 전기차 1% 돌파, 신화역사공원 취업연계 연수 프로그램 정착 등 국내외 경제 불안 속에서도 선전했다"

-취임 3년차를 맞고 있다. 그동안 도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제주의 근본자산인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보존하는데 가장 먼저 공을 들였다. 난개발 제동, 3대 투자 원칙, 농지관리 기능강화, 부동산투기와의 전쟁 등 이해관계에 따라 욕을 먹어야 하지만 흔들림 없이 해왔다. 전기차, 풍력 발전, 제2공항, 도민자본 육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판도 서서히 열리고 있다. 특히 개발공사 등 공기업 채용을 늘리고, 대규모 투자 사업에 일자리 80% 이상을 도민으로 우선 고용하는 일자리 정책은 도민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많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의욕이 앞서거나 시간이 촉박해 도민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미흡했던 일도 있었다. 후회도 발전의 원동력으로 생각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지사는 지난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새로운 보수의 재편론’을 꺼냈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이 어떻게 재편돼야 한다는 의미인가.

“대한민국이 오늘의 어려운 현실과 미래를 개척하려면 좌우의 양 날개가 필요하다. 보수는 건강해야 하고, 진보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기득권과 패권주의로 가면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로 갈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지난번 새누리당의 공천문제, 최순실 사태 등을 통해 그동안 곪았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고 최악의 막장 보수 정당의 모습을 새누리당이 보여줬다. 우선 친박계가 독식하는 현재 새누리당은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 친박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과 마찬가지다. 탄핵 심판은 이미 끝난 국민심판을 확인하는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보수 재편론’은 우선 박근혜 유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청산을 거쳐 건강하고 개혁적인 보수 정당의 가치를 정립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다.”

-새누리당 탈당 인사를 중심으로 신당창당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참여할 의향은.

“큰 틀에서 뜻을 같이 한다. 대신 자치단체장은 국회의원과는 또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도민들과 상의하며 가야할 부분들이 있다. 한국 정치 전반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고들고 제주도가 안고 있는 문제해결을 복합적으로 놓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어떤 일정으로 갈지에 대해서 별도로 더 깊게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1월 명절 전후에는 보수 진영에 결정적인 변수들이 나올 것이다.”

-그동안 대선 출마 보다는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국민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확신이 서면 언제든지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는 등 대선 출마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솔직한 입장을 밝혀 달라.

“국민적 분노의 화살이 박근혜 대통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을 겨누고 있다. 새누리당의 해체를 주장하는 보수 개혁진영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을 언급하는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반성과 제대로 된 합리적 보수 정당을 만드는 것이 순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무거운 책임을 느끼는 것은 도지사로서의 역할이다. 벌려놓은 일들이 많아서 정리하고 안정궤도에 올려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인터넷 언론기자들이 신년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여전히 환경영향평가 절차와 투자자의 자본 출처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은 도내에서 진행된 사업 중 투자금액면에서나 규모면에서나 가장 큰 사업이다. 다른 개발 사업에 비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각종 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층수, 면적 조정 등 많은 부분들이 변경됐다고 알고 있다. 현재는 지하수 이용 최소화, 하수 및 폐기물 전량 자체처리, 숙박시설 규모 조정 등에 대해 보완 요청한 상태다. 앞으로 보완사항이 완료되고, 만일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도의회 동의가 이뤄져 개발사업 시행승인 신청서가 제출된다면 자본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국내외 신용평가기관과 금융기관, 정보기관 등에 의뢰해 자산보유 및 자본조달 능력을 파악하겠다. 도민의 염려 사항을 최대한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제2공항 건설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후 도에서도 주변지역 공공개발에 대한 용역을 착수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 용역 조사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하여는 충분하게 해소해 나가야 하는데 이견이 없으며, 우려하고 있는 환경문제 등에 대하여 소홀히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 그전까지도 마을 주민 측과 계속해서 만남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내년 공항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정밀하게 검토해서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절차를 진행시켜 나가겠다.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절차를 중단하는 문제는 제2공항이 국가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제주도 혼자 결정할 수 없다.”

-제2공항 예정지 주민들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중단은 어렵다. 제2공항 개발은 도민 대다수가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오랜 숙원사업이다. 사업타당성이 확보됐고, 새해 정부예산에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가 계상되어 공항개발 사업 시행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의 하나는 자칫 논란 때문에 시간에 쫓겨서 나중에는 주민들의 요구와 권리를 충분히 반영해서 갈 시간이 모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지원방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관련 조례제정, 공항개발과 연계한 주변발전 기본구상 용역 등 제2공항을 제주의 미래를 위한 실질적으로 활용할 방안 마련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굵직굵직한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선 발표, 후 의견수렴'이라는 절차적 문제 논란이 있었다. '협치 도정'을 표방하면서도 오히려 소통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적에 공감한다. 그런데 협치가 도민사회에서는 생소하다. 정파가 다른 세력이 함께 하는 의미의 ‘협력 정치’로도 쓰이지만 제주에서는 도민과 경험이 많은 현장전문가들이 앞서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민관 협치를 도입했다. 하지만 공항, 행복주택, 신항만, 교통 문제는 수 십 년을 해도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책결정의 시기를 놓칠 경우 다시 기회를 얻기 힘들 수 있다. 질문한 의제들은 단편적으로 협치냐 아니냐를 놓고 다툴 문제가 아니다.”

-유입 인구와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많으나, 사회적으로 교통난과 쓰레기, 하수 처리 문제, 범죄 급증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도민의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몇 년 사이 인구와 관광객 증가가 폭발적이다. 자연발생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도 없다. 그 결과 생활불편이 상당하다. 새해부터 혁신적인 대중교통체계, 쓰레기 배출 요일제, 대대적인 상하수도 처리시설 공급을 위한 정책들이 본궤도에 오른다. 가령 대중교통 혁신방안은 도내 곳곳을 잇는 간선과 지선으로 연결해서 약 40분이면 원하는 곳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상수도는 신규수원 개발과 유수율을 83%까지 높이고 하수도는 8개소의 처리장을 추가한다. 특히 쓰레기는 도민과 관광객의 고통분담이 요구되는데, 불편은 최소화하고 효율성은 극대화되도록 여론을 반영하겠다. 단순히 관광객 수를 줄이기보다 관광의 패턴이라든지 미래 수용용량을 감안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강정은 여전히 제주사회의 아픈 손가락이다. 선거 공약이었던 진상조사는 물 건너 갔고, 구상권은 철회되지 않았다.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사면복권도 이뤄지지 않았다. 강정마을 갈등문제 해결 복안은

“해군의 안보기능은 이미 작동이 되고 있다. 이제는 갈등 치유와 적절한 지원이 과제다. 여러 가지 발전계획을 통한 지원은 주민의사를 존중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명예회복과 상생 방안이다. 백서발간이라는 형태로 강정주민의 명예를 회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취임하고 논의됐던 진상조사는 여러 가지 조건과 환경변화 속에 사실상 무산된 면이 있다. 해군 측의 구상권 청구는 사태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천성산 터널공사, 밀양 송전탑, 부안 핵 방폐장 주민반대 때도 사업차질이 있었지만 구상권 청구가 없었는데, 해군과 이를 지휘하는 정부부처가 형평성을 간과했다고 본다.”

-최근 제주도의회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도민들의 열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행정시장직선제에 대해 도민 다수의 요구가 있다면 저는 거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뒷받침을 하겠다. 주민들도 전보다 더 행정과의 거리감이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앞으로 구성될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중심으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도민 공론화과정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겠다. 그 전에 행정시 기능을 강화하고 근거리 밀착행정을 펴는 방법을 차선으로 계속 마련해 나가겠다.”

-올해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앞으로 제주해녀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제주사회 내적으로는 해야 할 일이나 과제, 대외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상을 밝혀 달라.

“제주해녀가 이제 해양공동체문화의 꽃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실은 어렵다. 막상 물질은 고된 노동에다 생명을 내놓고 하는 일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급감하고 있는 해녀의 수가 줄어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선 해녀 생업과 복지 차원에서 주소득원인 소라가격 보전, 고령해녀 소득보전 직접지불제 시행, 신규해녀 양성과 지원과 같은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했다. 해녀문화 전승과 세계화를 위해 제주해녀의 날 지정, 해녀인명록 제작,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세계농업기구의 농업유산 등재도 진행하고 있다. 전시 위주의 해녀박물관은 제주해녀유산센터로 확대 개편해서 생업지원, 연구조사, 전승교육, 문화마케팅, 전시 등 체계적으로 해녀문화의 보전과 전승에 힘쓰겠다."

-내년 환경부담금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준비상황과 향후 계획을 밝혀 달라.

“환경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자 환경부담금 제도 도입 여론이 일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환경오염 비용이 관광산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프랑스 파리, 미국에서는 호텔 이용객에게 관광세 형태로 비용이 부과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 도의원, 도내․외 환경, 관광분야 전문가 등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하여, 환경부담금(또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과 관련한 사항을 논의할 예정에 있다.”

-새해 도정 운영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청정과 공존의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난개발 문제, 투자와 관광의 질적 성장, 청정에너지 확산,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와 격차해소, 갈등극복을 통한 사회통합은 지속적으로 해야 할 전략적 과제이다. 특히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아 제주도정이 중심을 유지하고 민생안정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현안이 부동산 가격안정, 제주형 주거복지 정책, 혁신적인 대중교통체계 개편, 쓰레기를 비롯한 생활환경의 개선은 아주 특별하고 대대적인 수준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정유년이 밝았다. 도민에게 전할 내용이 있다면.

“제주가 여러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게 겁나서 멈추거나 피한다면 경제성장의 기회, 교통과 난개발과 같은 문제들을 제대로 고칠 수 없다고 본다. 새해에는 또 다른 성장통이 생겨날 수 있다. 그렇지만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핵심 철학을 공유하면서 발전적 성장과 도민들의 보편적 행복이 충족되는 방향을 함께 모색한다면 길은 열려 있다. 무엇보다 변화의 주도권을 제주도민이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지사의 역할이다. 이 역할이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은 도민들이 갖고 있다. 갈림길에 서 있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도민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인터넷 언론기자들이 신년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