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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높이 낮춰 달랬더니 더 높이는 행정”
“도로높이 낮춰 달랬더니 더 높이는 행정”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6.11.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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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보행환경 모니터링 결과 보고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센터)는 두 달에 걸쳐 제주지역 보행환경을 점검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센터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모니터링단(중증장애인 6명)을 구성해 총 3회에 걸쳐 점검을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보행로, 도로 높낮이 및 기울기, 점자블록으로 나누고, 조사 기준은 관련 법규와 국토해양부의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랐다.

동광초등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이뤄진 제1차 점검 결과, 보도 폭이 좁고 경사각이 높아서 휠체어나 보행기, 유모차 등의 통행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도 위 설치된 가로등 때문에 도록 폭은 더 좁아졌으며, 일부 보도블록은 파손된 채 방치됐다고 밝혔다.

또 횡단보도와 연결되는 보도의 높이 차가 심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보행자의 교통사고 위험이 존재했다.

동광초 부근. 인도 위 가로등 때문에 도로 폭이 좁아져 휠체어나 유모차는 지나갈 수 없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동광초 부근. 횡단보도 경사가 높아 휠체어나 유모차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동문로터리 산지천 인근 보행로는 최근 정비가 이루어져 대체로 양호했으나, 경사각이 급한 곳이 일부 조사됐다. 또 보도 높낮이 차를 없애기 위해 시멘트로 보수한 부분은 시멘트가 깨져 보행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점자블록의 경우, 실내용 점자블록을 설치해 행정이 도로설비에 대한 이해가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산지천 부근. 실내용 점자블록이 깔렸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일도이동 보행로는 지난해 도로환경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져 보수한 지역이다. 센터는 당시 종단(길끊김), 횡단경사(차도 방향으로 기울어진 정도), 도로간 높낮이 차, 파손, 보도 폭 등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보수 후 1년이 지나 점검을 했더니 보도 파손을 제외하곤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로간 높낮이 차이는 이전에 비해 더 커져 보행안전은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도로간 높낮이 차를 줄여달라고 요구했더니 더욱 높게 만들었다. 행정이 보행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도로 점검을 담당했던 이성욱 주임은 “보행환경 관련 설치 기준이 구체적인 법제도로 마련됐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보수 후에 보행환경이 더 악화한 것은 행정의 이해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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