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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위반한 대통령, 어느 국가 원수가 비중있게 만나주겠나?”
“헌법 위반한 대통령, 어느 국가 원수가 비중있게 만나주겠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11.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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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모든 권한 이양하고 물러나든지 여야 합의 일정에 협조해야”
원희룡 지사가 16일 열린 제34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최근 불거진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전 국민적인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지사가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원 지사는 16일 제34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박원철 의원(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최근 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주문하자 작심한 듯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이날 도정질문에서 “책임있는 지도자라면 각종 현안에 대해 당당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최근 야당의 대권 후보들보다도 더 강력한 발언을 하고 있는 원 지사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이에 원 지사는 “국가가 이런 지경에 이르면 국정 운영 자체가 사실상 거의 마비되고 앞으로도 제대로 굴러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제주도의 각종 현안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뜻에 맞게 하루 빨리 변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이에 “새누리당도 해체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퇴진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는 얘기냐”고 묻자 원 지사의 발언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그는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위반했다”면서 “굳이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해도 국민들이 밀어주지 않으면 집행될 수도 없고, 외국의 국가원수를 만나려고 한들 과연 누가 비중있게 만나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거취에 대한 결단을 해서 모든 권한을 이양하고 물러나든지 여야가 합의하는 일정에 따라 협조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에 대해 “4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운동을 했고 저 자신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였지만 저도 책임이 있다. 이 정도인 줄은 몰랐지만 새누리당이 모두 반성하고 국민 뜻에 걸맞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원 지사와 함께 새누리당 내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남경필 지사가 새누리당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원 지사도 조만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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