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전문가 "외부 디자인, 노선, 요금" 지적
황금버스는 중국인이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 숫자 ‘8’과 황금색을 사용해 외관을 꾸몄다. 중국인 맞춤형 시티투어버스인 셈이다. 그만큼 도와 관광협회에선 중국인 개별 관광객 증가에 따라 저절로 이용객들도 늘어날 거라 기대했다.
기대는 현실과 달랐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108만4000여 명에서 올해 10월말 현재까지 271만6000여 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고,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86%를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황금버스 이용인원은 여전히 1대 당 3명이 안 된다. (☞황금버스 직접 타보니 … 세상에 탑승객 1명?!) 탑승객이 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광 전문가에게 물어보았다.
장례차량? 형무소차량? 우중충하고 갑갑한 겉모습
전문가들은 중국인이 선호한다는 황금빛으로 꾸민 외관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대형 구조물의 경우, 차이니즈 레드(chinese red)라고 하는 붉은 색 계통을 선호합니다. 휴대가 가능한 화장품 정도 크기의 물건일 경우에 황색을 선호합니다. 중국인을 타겟으로 했다면 붉은 색으로 했어야죠.”
취재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중국인이 황금색을 무조건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박시사 교수는 “황금버스 색깔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애초에 황금버스를 도입할 때부터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황금버스 개발에 참여했던 제주관광대학교 카지노경영과 윤영국 교수는 “버스 외부를 칠한 금색 페인트는 황금하면 떠오르는 빛나는 색상이 아니라 우중충한 느낌”이라며 “언뜻 보면 장례차량 같아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황금버스’라는 브랜드에 무리하게 맞추려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폐쇄적인 구조도 문제다.
박시사 교수는 “안이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아 마치 죄수를 운반하는 형무소 차량 같다”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 때문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제주의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 갑갑한 구조의 시티투어버스를 좋아하진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황금버스는 제주호텔투어버스?
시티투어에 적합하지 않은 노선도 문제다.
박시사 교수는 “시티투어버스 노선은 어트랙션(attraction; 관광명소) 중심으로 구성돼야 한다"며 관광명소가 비교적 적은 황금버스 노선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영국 교수는 “숙소에서 손님을 많이 태우기 위해 호텔 정문 근처 정류장이 많은 경향이 있다”며 “차라리 호텔 정류소를 줄이고 운행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는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황금버스 노선은 정류장 22곳 중 호텔 및 숙소가 7곳이나 된다.
서울시티투어버스의 경우, 광화문, 덕수궁, 남대문시장, 이태원, 명동, 남산, 동대문, 대학로, 인사동 등 주요 관광 명소를 중심으로 운행한다. 정류장 22곳 중 호텔 정류소는 3곳에 불과하다.
서비스에 비해 턱없이 비싼 요금
높은 요금(성인 기준 1만2000원)도 황금버스 이용률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박시사 교수는 “목적지는 시내버스와 다를 바 없는데 요금은 10배 가까이 비싸다”며 "‘Hop-on, Hop-off(일정 시간 내에 자유롭게 타고 내리는 탑승방식)’는 서울시처럼 관광 명소가 많은 지역의 시티투어버스 운영에 적합한 요금 체계"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제주시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와 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중국인만 겨냥하다 보니 내국인과 다른 외국인 관광객을 배제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하지만 제주가 관광지인 만큼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는 데엔 모두 동의했다. 다음 편에선 황금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데 지원하지ㅠㅠ 길바닥에 보조금 뿌리고 다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