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제주시, 쓰레기 가지고 장난 나랑 지금하냐”
“제주시, 쓰레기 가지고 장난 나랑 지금하냐”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11.11 09:3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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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전국서 1인당 쓰레기 배출 1위 우도를 아시나요
제주시는 “탐방객 200만명 돌파했다”며 숫자홍보에만 열올려

제주도 온 섬이 쓰레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7억원을 투입해 음악회를 열겠다고 한 주인공이 있다. 바로 제주시 당국이다. 웃긴 건 제주시가 쓰레기를 줄이자며 내걸고 있는 모토가 “보물섬 제주도, 쓰레기 섬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이다. 아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제주시는 쓰레기를 줄이자고 떠들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관광객 얘기만 나오면 공무원들은 작아진다. 관광객 앞에서는 쓰레기 문제가 보이질 않고, 숫자만 보인다. ‘관광객 몇 명’이라는 숫자놀음에 푹 빠져 있다. 너무 너무 빠져 있기에 ‘탐닉’이라는 말이 제격으로 보인다.

지난 8일이다. 제주시가 내놓은 보도자료는 우도 탐방객 200만명 돌파다. 우도 입장에서는 탐방객은 곧 관광객이 된다. 200만명 돌파, 과연 우도는 즐거울까. 쓰레기 숫자로 훑어보겠다. 최근 5년만 따졌다.

올해 예상되는 우도 탐방객은 220만명이다. 이들이 들어온다는 건 쓰레기가 늘어나는 걸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우도면 쓰레기 배출량은 1748톤에 달했다.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2.8㎏이나 됐다.

<제주시 우도면 연도별 쓰레기 발생량>
 

5년전인 지난 2011년에도 우도의 쓰레기 문제는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88만5000명이 우도에 들어온 그해 쓰레기 배출량은 754톤이었다.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1.33㎏이다.

올해도 우도의 쓰레기는 줄지 않고 있다. 10월말까지 배출된 쓰레기는 음식물 306톤을 포함해 1136톤에 달한다. 1인당 환산하면 2.08㎏이 된다.

우리나라 평균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0.95㎏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1.73㎏이나 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쓰레기가 나오는 곳이 제주 지역이다. 그런데 우도 지역은 1.73㎏보다 더 많다. 숫자로 따지면 우도면이 우리나라에서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이 된다.

이쯤되면 탐방객이 많으면 좋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올해 우도 탐방객이 220만명이 된다고 홍보할 수 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그리스엔 산토리니라는 멋진 섬이 있다. 관광의 천국이다. 우도보다는 10배나 넓다. 그런데 그곳에 들르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 수준이다.

문제는 솔직히 우도를 찾는 탐방객은 그냥 둘러보고 나오기만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관광객으로 볼 수 없다. 관광객(torist) 혹은 방문객(visitor)의 기본 요소는 24시간 이상을 머물러야 하지만 우도를 찾는 이들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숫자만 많지, 엄밀한 의미에서 우도 관광객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쓰레기만 섬에 버리고 나오는 꼴이 된다.

제주시에서 보도자료를 내놓은 곳은 더 웃기다. 관광 부서가 아니라, 환경관리과라고 하니 더 황당하다. 환경관리과라면 쓰레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데 골머리를 앓아야 할텐데, 그게 아니라 탐방객이 늘었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으니 어이가 없다.

결론적으로 우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레기를 배출하는 섬이다. 그것도 오래 됐다. 무조건 사람을 받아들이는 게 우도를 발전시킬 수 없다. 요즘 나오는 얘기가 ‘총량제’다. 이젠 그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봐야 할 시점이다. 제발 숫자 가지고 장난하지 말자.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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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확 2016-11-11 20:28:47
참을수 없는 현실 잘 지적하셨습니다. 제주도 관광객 13-16백만명 가정할때 상주 인구로 치면 9만명정도 됩니다. 2.5일 숙박한다는 가정하에요. 우도에 220만의 관광객중 숙박하는 인구 몇백명인지...저 다른 지역 관광할때 패트병 몇개, 술먹고 병 한두개, 모텔에서 잔술먹을때 과자봉지 필름 버립니다. 관광객은...고민해야합니다. 과연 쓰레기 문제에 핵심이슈가 되어야 하는지요. 희생양(scapegoat)을 찾으려면 다른 이슈를 개발해야 합니다.

헌심한 시청이네 2016-11-11 19:02:14
누구를,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네 ㅠㅠ

쓰레기 2016-11-11 10:07:11
제주시청은 정신 차리자

언제정신차릴건지 2016-11-11 09:47:52
환경에 대해 진정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도는 차량은 전면 금지시키고,, 탐방 인원도 총량을 산출하여 예약제로 해야
환경이 보존되지 않을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