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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전 제주 최초 암벽등반·원정등반 재연 “아름다운 산행”
48년 전 제주 최초 암벽등반·원정등반 재연 “아름다운 산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10.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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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등고회·한오름회, 2박3일간 설악산·인수봉에서 ‘인연의 길’ 산행
오현고 산악부 및 오현등고회 회원들이 서울법대 산악부와 함께 한 48년 전의 인연을 되새기기 위한 합동 산행에 나섰다. ⓒ 오현등고회

오현고등학교 산악부와 서울법대 산악부가 48년째 ‘아름다운 산행’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오현고 산악부와 OB회원들로 구성된 오현등고회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법대 산악부 OB모임인 한오름회와 함께 설악산과 인수봉에서 2박3일간의 ‘인연의 길’ 산행을 가졌다.

이번 산행은 오현등고회가 내년 11월 26일 오현고 산악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48년 전 오현고 산악부 1기 선배들과 한오름회의 역사적인 발자취를 따라 원정 등반과 암벽 등반을 재현, 선배들부터 이어져온 소중한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현고 산악부 13명, 오현등고회 19명이 나선 이번 산행은 지난 1968년 서울법대 사악부의 초청으로 김승택 지도교사와 김태열 보조지도교사 등 2명이 오현고 산악부 2학년 3명(박승옥, 현충남, 현태영)을 이끌고 우여곡절 끝에 도내 산악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원정등반에 도전했던 일은 재현하기 위한 취지의 행사였다.

당시 서울법대 김치선 학장이 보내준 초청장을 학교에 제출했음에도 학교측의 만류가 계속되자 김승택 지도교사가 학생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사표를 제출하겠다면서 강행 의사를 표명하면서 어렵사리 원정 등반이 성사됐다.

지금은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여정이지만 당시에는 제주에서 목포까지 배를 타고 간 다음 목포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까지 가야 하는 고단한 여정이었다.

서울에 도착한 오현고 산악부는 서울법대 산악부의 안내로 서울 근교의 북한산 인수봉 전면 B코스 암벽 등반에 처음 도전해 등정에 성공했다. 당시 오현고 산악부의 인수봉 암벽 등반은 제주도내 산악단체 최초의 암벽등반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진 합동 산행의 목적지는 설악산 원정 등반. 서울에서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까지 수차례 버스를 갈아타면서 온종일 이동해야 했다.

가을 폭우를 무릅쓰고 나선 설악선 원정등반은 전날 내린 비가 눈으로 변해 하루 사이에 가을과 겨울 날씨를 겪는 악조건을 이겨내면서 최초의 설악산 원정등반이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당시로서는 무모해 보였던 원정 산행이었지만, 당시 김승택 지도교사의 열정과 희생으로 성사된 도내 산악단체 최초의 암벽등반과 원정등반이었다.

특히 당시 재학생들에게는 무모한 도전이 모험이 아닌 준비된 모험에 도전하는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선후배 산악인들의 인연을 이어준 것은 물론 고교생들이 대학 진학의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준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현등고회는 ‘48년 전 인연의 길을 함께 가다’ 프로젝트에 대해 “‘역사를 통해 제주 산악인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그 정신을 이어나간다’는 모토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이 취지를 살려 우리의 보물 한라산을 알리고 사랑하는 데 앞장서려고 한다”는 다짐을 밝혔다.

한편 오현등고회는 지난 1975년 광복 30주년을 맞아 도내 최초로 동서종주(성산 일출봉-한라산-고산 수월봉)를 하면서 성산일출봉에 타임 캡슐을 묻고 30년 후 다시 찾을 것을 약속한 데 이어 2005년 ‘30년 전의 약속 프로젝트’에서는 당시 대원들과 후배들이 30년 전 그 길을 걷고 고산 수월봉에 또 다른 타임 캡슐을 묻고 광복 100주년의 새로운 약속을 이어가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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