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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상공·민간단체·대학 파트너십, 지속가능 성장발전 원동력”
“지방정부·상공·민간단체·대학 파트너십, 지속가능 성장발전 원동력”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6.10.0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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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교수,경제관광포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주제강연
“기존 관행과 틀에서 벗어나 제주 고유모델 만들어야” 강조
김용민 교수가 '지속가능한 지역성장발전'에 대해 주제강연을 했다.

“지방정부, 상공단체, 민간단체, 대학 간 끈끈한 파트너십이 지속가능한 지역 성장발전 원동력이다. 지역사회 내부에서 경쟁을 넘어선 상생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 리더는 그 지역 고유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나있는 길을 따라가선 발전이 없다. 그러게 하기 위해선 지역에 내재된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제주출신으로 세계적인 석학 반열에 오른 김용민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전 포스텍 총장)이 지난 9월30일 열린 ‘제82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김용민 전 포스텍 총장

이날 ‘제주의 다음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주제로 강연한 김 교수는 “맹목적 충성심과 권위적 관료주의 등 고정된 틀을 깨는 혁신이 이뤄질 때 다음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 동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든 도시는 위기를 맞지만, 이 위기를 지역 활성화의 기회로 삼는 도전정신이 도시재생에 성공한 도시들의 공통점”이라며 “지역발전을 위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경제계, 대학, 시민사회 등 지역구성원 등 유기적인 협업체제를 구축, 실행할 때 다음 세대를 위한 기회가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 교수는 “도시재생 과정에서 대학은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직면하는 고통을 감내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익보다 전체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제주 역시 도와 행정시, 기업, 민간단체, 대학이 서로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신뢰를 바탕으로 협업과 미래비전 개발·공유를 통해 지역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고 협업과 상생의 틀을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자신만의 파이를 더 많이 갖기 위한 ‘부족의 심리’에서 벗어나 파이의 규모 자체를 크게 키우자는 ‘풍요의 심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공공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나 집단이 희생할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 단기적 이익만 추구하지 말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제주를 밖에서 보고 통계로 보면 다른 지역이 굉장히 부러워하기 마련”이라면서도 김 교수는 “관광객이 많이 오고 있지만 내부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투명하게 풀어가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야 우리 미래세대와 제주에 희망이 있다”는 김 교수는“이런 모든 문제를 풀어나갈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원칙있는 실천을 바탕으로 한 비전’임을 거듭 역설했다.

김 교수는 “실천이 없는 비전은 일장춘몽이고 비전이 없는 실천은 악몽”이라며 “또 비전이 있으나 원칙없이 실천하면 지속적 성공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비전이 있고, 원칙적인 실천이 따를 때 지역·사회·국가·세계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용민 교수는 “지금 불가능해 보이는 비전을 만들어내고, 실천해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하라”며 기존 관행과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제82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이날 포럼에서 김교수는 몰락했던 도시들이 세계적인 강소도시로 재생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제주의 길’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김 교수는 그 사례로 미국 피츠버그, 영국 맨체스터, 독일 드레스덴, 미국 시애틀 등 4개 도시를 들었다.

첫 번째 사례로 한국, 일본과의 경쟁과 철강산업의 몰락으로 인해 무너진 철(鐵)의 왕국에서 첨단과학기술도시로 도약에 성공한 미국의 피츠버그에선도시 재생을 위한 파트너십에 주목했다.

지방정부와 상공인, 민간단체, 대학의 유기적인 민간협의체인 ‘앨러게니 컨퍼런스’의 예를 소개했다.

이해관계가 달랐던 지역의 리더들이 지역경제 회생이라는 목표를 위해 신산업을 발굴하고 외부인재를 차별 없이 포용하는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2000년대 들어 의료와 첨단제조업, 정보통신기술, 금융 및 서비스, 에너지산업 등의 첨단과학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산업혁명의 발상지인 영국의 맨체스터에서는 지역혁신과 권역별 발전 프로그램의 실행을 통해 제조업 중심의 도시가 첨단 제조와 금융·레저 스포츠산업의 요람으로 변모한 과정을 소개했다.

맨체스터 역시 ‘틀’을 깨는 혁신이 변화의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도시 침체기를 겪는 이 도시가 지역혁신과 도시재생을 위해 △비전 △리더십 △파트너십을 설정, 교육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련산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하와이 사례에선는 특정산업에 대한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와이는 관광과 국방,안보,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5대산업이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하면서 경제의 축을 형성하고 있어서 위기 대응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모델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리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세 번째 사례도시인 독일 드레스덴에선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업과 대학,연구기관, 기업의 상생 모델을 꺼냈다.

드레스덴은 세계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가 동독치하에서 연구‧산업도시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독일 통일 뒤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대거 서독으로 빠져 나가면서 다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연방정부는 옛 동독지역의 재건을 위해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총 1조2400억 유로를 투자하고 정부가 출연한 대규모 연구기관들을 이전시켰다.

지방정부와 대학들은 연구소에 세계적인 석학들을 유치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했다.

첨단과학과 문화가 공존하고 외국의 연구 인력과 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 수 있는 국제화와 개방성 역시 창조도시를 실현한 드레스덴의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로 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지역 내 기관과 대학이 기관 간 벽을 허물고 도시부흥을 이끈 미국 시애틀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북서부 최대의 도시인 시애틀은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조선업, 항공기 제조업, 철강, 알루미늄 등 제조업 중심의 공업도시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1971년 보잉사 최악의 경영 위기인 이른바 ‘보잉 버스트’로 실업률이 12%까지 치솟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 때 ‘시애틀무역진흥협회’의 역할이 부각됐다. 시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대학 등의 기관이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 각 기관별로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역할을 협회가 제시했다.

시애틀은 지금 보잉사를 비롯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미국 유수의 대학인 워싱턴대 등이 경제동력을 형성하고 있다.

김용민 교수는 제주 출신으로 19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멀티미디어 비디오 영상처리·의료진단기기·의료영상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1996년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회) 펠로우로 선임된 김 전 총장은 2003년에는 호암상(공학상)을 수상했다.

2005년부터 2년 동안 EMBS(미국의학 및 생물학협회) 회장을 역임한 뒤 2011년 9월부터 4년 동안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포항공대(포스텍) 총장을 지냈다. 현재는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1년 8월 세계 최대의 학술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산하 의학생명공학회(EMBS)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모락상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학문적 연구결과를 산업화로 연결시킨 탁월한 업적을 거둔 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2012년에는 워싱턴대 ‘올해의 발명가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제주시내 메종글래드호텔에서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82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은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농협·제주은행·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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