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단독] 제주영상위, 방송작가 워크숍 특강 일정 취소한 이유는?
[단독] 제주영상위, 방송작가 워크숍 특강 일정 취소한 이유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9.28 13: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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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현길언씨 특강 강사로 초빙했다가 4.3유족회 반발에 부딪쳐 취소
제주영상위원회가 방송작가 등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 현길언씨를 4.3 관련 특강 강사로 초빙했다가 유족회 반발에 부딪쳐 강의가 취소되는 일이 빚어졌다. 사진은 지난 2014년 처음 국가추념일 행사로 치러진 제66주년 4.3 추념식 행사 때 모습.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제주영상위원회가 방송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행사에 제주 출신 작가 현길언씨를 강사로 초빙했다가 제주4.3유족회의 반발에 부딪쳐 특강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28일부터 2박3일 동안 진행되고 있는 ‘2016 방송작가 소재 발굴 국내 워크숍’ 첫날 특강 일정이 부적절한 강사 초빙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소하게 된 것이다.

<미디어제주>가 워크숍 프로그램 내용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워크숍 첫날인 28일 첫 일정은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길언씨 특강이 예정돼 있었다. 강의 주제는 ‘제주의 가슴아픈 현대사, 4.3사태’.

강의 제목에서부터 4.3을 ‘사태’로 명명, 4.3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방송작가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워크숍 참가 대상자들이 방송작가들과 PD, 로케이션 매니저 등 20여명이었던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었다.

현씨는 대표적인 보수 우익 논객으로, 지난 2013년에도 제주4.3을 ‘남로당의 반란’으로 규정하는 글을 썼다가 유족회 등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영상위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주관을 맡았고 강사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접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4.3 관련해서는 가능하면 현길언씨를 강사로 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특강에 대한 내용을 전해듣고 직접 제주도와 영상위, 4.3평화재단에 항의한 끝에 강의를 취소하도록 한 양윤경 제주4.3유족회장은 이날 강사로 초빙된 현길언씨에 대해 “4.3을 전면 부정하고 4.3평화공원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인데 여기 와서 강의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양 회장은 “이런 행사를 제주도가 공동 주관을 하고 있다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면서 “제주도와 중앙 정부, 원희룡 지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상위원회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강사 선정도 문화체육관광부 담당 주무관이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 지시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현 정부가 4.3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현씨는 자신이 발행인을 맡고 있는 ‘본질과 현상’ 2013년 여름호에 실린 ‘과거사 청산과 역사 만들기-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4.3에 대해 ‘남로당이 남조선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정치적진 전략에서 일으킨 반란’이라고 기술, 유족회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유족회는 “제주 출신 소설가가 자신의 고향에서 발생한 참혹한 4.3을 왜곡, 폄훼하고 극우세력의 주장과 똑같을 발언을 일삼으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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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기자 2016-09-28 17:10:37
어제(27일)부터 워크숍 특강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4.3유족회가 특강 강사와 주제에 대한 내용을 알고 제주도와 영상위측에 항의하면서 강의가 취소된 사안입니다. 다른 매체 기사는 유족회로부터 얘기를 듣고 기사를 쓴 거구요.

지나가다 2016-09-28 17:04:33
다른 매체가 훨씬 일찍 썼던데...왜 단독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