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초-서귀초여중 학부모들 “학창시절도 되돌아왔어요”
“자녀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거죠.”
지난 24일 공천포 전지훈련장 다목적체육관. 넷볼 종목이 펼쳐졌다. 그런데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열전장으로 변신, 눈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올해부터는 엘리트 위주의 스포츠를 탈피, 모든 학생들이 참가하며 학교스포츠클럽이 한단계 도약하는 변신의 계기를 삼고 있다. 거기에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학부모들도 참가하니 ‘스포츠의 변신’을 실감하게 만든다.
이날 넷볼 경기장엔 삼화초와 서귀포여중 어머니들의 경기가 이벤트 형식으로 열렸다. 이벤트라고 하지만 열정은 학생들을 앞질렀다. 마치 자신들이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열정이 느껴질 정도였다.
넷볼은 농구를 닮았으나 선수들이 자신의 영역을 지킨다는 점에서 기존 농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선수끼리의 몸다툼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딱 맞다고 한다. 올 들어서 넷볼을 시작했다는 김임심씨(52). 그의 자녀는 서귀포여중에 다니고 있다.
“넷볼을 하니 자세도 바르게 되고, 배도 쏙 들어가네요. 직접 애들이 하는 운동을 해보니 애들도 이해할 수 있어요. 앞으로는 운동을 해야 하는 시대 아닌가요? 애들이 성인이 돼서도 지역에서 활동을 하려면 운동 하나쯤은 할 줄 알아아죠.”
넷볼에 푹 빠진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스포츠클럽 활동에 무척 긍정적이다. 자신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머니들은 넷볼을 하는 학생들은 똑똑하다(?)는 점도 자랑삼아 홍보하기도 했다.
현재 넷볼 어머니 동아리는 서귀포여중과 삼화초 등 2곳에 꾸려져 있다.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어머니들에게도 유혹의 손길이 뻗혔다.
지난 4월 열린 제2회 교육감기 전도 넷볼대회 당시 어머니들이 팀을 꾸려 대결을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삼화초등학교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서귀포여중이 화답했다. 지난 5월엔 두 학교 어머니들이 조인식을 하며 대결을 예고했다. 조인식 때 맞붙자고 한 대회는 바로 24일부터 시작된 제10회 학교스포츠클럽대회였다. 서귀포여중 고승필 교사도 조인식 당시를 떠올렸다.
“학부모들도 넷볼에 동참하자며 제의가 있었죠. 삼화초와 인연이 됐고, 학부모와 함께 교사들도 대회에 뛰고 있어요. 부모들이 스포츠클럽에 참여하는 건 전국에서도 처음이죠. 학부모들은 학창시절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 너무 좋아하십니다.”
올해 학교스포츠클럽대회는 오는 10월 1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제주도내 학생들의 90% 이상이 참여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창의적으로 즐기면서 놀 줄 아는 그런 대회로의 성장을 한걸음 내딛고 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대회 기간 비만 줄이기 일환으로 행사장마다 학생들의 건강 증진을 돕는 부스도 가동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