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06 (금)
학살 암매장 유해발굴 '개시'
학살 암매장 유해발굴 '개시'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6.12.07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일 제주4.3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 ... DNA 감식, 유해-유족 연결

"이제 그립고 그리운 유족들의 곁으로 돌아오십시오" "이 차디찬 땅에서 밝은 세상으로 인도하겠습니다"

살아있는 자들도 차마 입에 올리지 못했던 제주 현대사의 비극 4.3.

'빨갱이'라는 오명 하에 왜곡된 제주의 피맺힌 제주역사가 바로 서는 날도 그리 멀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0년까지 4년간 제주시 화북동과 제주국제공항 인근 등 제주전역 4.3 당시 학생되거나 암매장 당한 희생자들의 유해를 찾는 발굴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12월 7일 오전 11시 제주시 화북동 '가릿당 동녘밭'에서는 4.3희생자 유해발굴사업 1단계 사업에 앞서 토지신에게 올리는 제사, '개토제'를 봉행했다.

김한욱 제주도 행정부지사와 고충홍 제주도의회 부의장, 고충석 제주대학교 총장 등 각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제주도내 유족, 화북동 주민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개토제는 경건하다 못해 거룩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듯이 차가운 땅속 4.3당시 희생자들의 유해를 찾는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다.

60년, 강산이 6번은 변했을 세월, 그동안 '세상의 눈'이 두려워 마음만 앞섰지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고 영령들에게 설명하기엔 '구차한 변명'인듯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기에 때문일 것이다.

그 오랜 세월에 견주면 너무나 '늦은 시작'이지만 시작됐다는 그 사실하나만으로도 유족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이날 김한욱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주제사를 통해 "제주도민들의 염원음 담은 사업으로 일련의 평화사업이기도 하다"면서 "오늘의 시작으로 4.3영령들에게는 영원한 안식이, 유족들에게는 해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국비 10억원을 투입해 201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제주도내 4.3희생자 집단묘지 159개소에서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제주4.3연구소는 학살.암매장지 정보와 희생자.유족 정보를 수집하고 발굴과 수습, 분석 사후처리를 수행하게 되고 제주대학교는 유족채혈과 유해 및 유품감식, 유전자(DNA)감식을 맡아 유족들에게 4.3희생자들의 유해를 찾아주는 가교역할을 하게된다.

개토제를 시작으로 4.3희생자 유해발굴 1단계 사업은 곧 착수될 예정이다.

제주4.3연구소는 지난 5월 3구의 희생자 유해가 발견됐던 화북동 가릿당 동산 동녘밭을 비롯해 별동봉 일본군 갱도진지, 고우니모루 저수지, 화북 동제원 입구, 화북천 인근 밭 등 5곳에서 유해발굴작업을 내년 8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4.3연구소측은 "4.3희생자 유해발굴사업은 4.3사건 당시 학살된 희생자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유족의 해원을 위한 기초자업임과 동시에 4.3의 진상을 규명하고 21세기 평화와 인권을 지향하는 역사 구축의 노력"이라면서 "이 시대의 발전된 과학적 방법을 총동원 해 당시 폭력의 실태를 드러내고 피해자의 신원을 규명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