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모 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던 피해자 김 모(61‧여)씨가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17일 중국인 피의자 첸 모(50)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김씨는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상처가 깊어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18일 오전 8시48분께 숨졌다.
김씨는 새벽 미사를 마친 뒤 성당 안에서 기도를 하던 중 첸씨가 휘두른 흉기에 참변을 당했다.
김씨는 성당에서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예비 신자들을 가르치기도 하는 등 봉사활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는 독실한 신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오전 11시 미사를 집전한 이 성당 주임신부는 강론 중 김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수차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이날 미사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과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대축일 미사를 겸한 미사임을 상기시키면서 “어제 그 사건을 보면서 순교라는 것이 비단 과거의 박해 시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내용의 이날 제2독서 로마서 문구 중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 저희는 온종일 당신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집니다”라는 내용을 다시 되새겨 읽으면서 숨진 김씨가 평화의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오늘 저녁미사부터 9일 동안 본당 공동체가 김씨의 영혼을 위해 함께 기도를 드리는 9일 기도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9일 기도 기간 중 본당 내 단체별 회식이나 2차 주회를 삼가고 애도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성당측은 김씨가 성전 안에서 기도를 드리던 중 숨진 것을 기리기 위해 본당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장례미사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레지오 장례미사로 진행된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사망함에 따라 피의자 첸씨에 대해 살인미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