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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도, 해명도 거짓 제주 제2공항 부지 선정 인정못해”
“용역도, 해명도 거짓 제주 제2공항 부지 선정 인정못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9.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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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반대대책위 ‘부실용역’ 설명회 … 용역진 해명 조목조목 재반박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오신범 홍보차장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가 부실용역이라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내놓은 해명 자료가 거짓이라면 누가 처벌받아야 하는 겁니까?”

1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 부실용역 설명회에서 용역진의 해명 내용을 조목조목 재반박하고 나선 오신범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홍보차장의 일갈이었다.

오신범 차장은 설명회 내내 차분하게 그동안 반대대책위가 제주 제2공항 입시 선정 발표에 대해 제기해왔던 의혹과 국토부 및 용역진의 해명 내용을 설명한 뒤 그 해명 내용을 재반박하면서 용역이 부실 투성이였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우선 그는 성산 내륙지구의 경우 지난 25년 동안 제주공항 확충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곳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의 주된 과제였던 기존 공항 확장안 및 신공항 건설안과의 비교 검토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 그는 제주도가 성산읍 지역 내 14개 마을과 함께 협의기구를 만들겠다고 하는 데 대해서도 “왜 신산지구에서 성산 내륙지구로 명칭을 슬쩍 바꾸면서 전체 마을과 협의기구를 만들겠다고 하느냐. 피해 주민들과 함께 협의기구를 만들고 수용성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제주도의 얘기는 마치 정부가 성주 사드를 경북 사드로 바꿔 경북 전체 주민들의 얘기를 듣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용역 보고서에서는 정석공항 기상에 대해 성산기상대 자료를 인용했다고 했다가 반대대책위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는 정석공항이 제공한 데이터를 인용했다고 답변했다”면서 “용역 보고서 내용이 허위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용역진은 기상청 데이터를 거짓으로 인용한 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했고 우리나라 정부는 허위 사실로 채워진 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제2공항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그는 지난 2010년 3월 국립기상연구소와 제주지방기상청이 내놓은 ‘제주의 기후 변화’ 자료를 인용, “제주는 내륙 지역보다 해안 지역에 안개가 많이 발생하며 봄에 주로 안개가 발생한다”면서 “후보지들 중 정석공항은 가장 안개가 적게 발생할 수 있는 곳이다. 고지대에 발생하는 안개는 안개가 아니라 구름이며, 해발 350m 지대인 정석공항은 구름도 없다. 안개일수에 대한 용역 보고서와 해명 내용은 조작이고 허위다. 변명이 거짓이라면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공역 평가 검증 부분에 대해서도 “정석공항의 북서-남동 방향 1500m 길이 보조활주로를 연장, 보강해 사용하면 오름을 절취하지 않아도 되고 제주공항과 공역이 겹치지도 않는다”고 주장, 이같은 방안이 검토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그는 용역진이 지난해 12월 24일 해명 자료에서 ‘2003년 문화재청의 제주도천연동굴 일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수산동굴은 제2공항 예정부지의 최근접 지점과 1㎞ 이상 떨어져 있으며 수산동굴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천연동굴 일제조사 보고서에는 천연용암동굴 지대에 대한 분포도는 나와 있지만 수산동굴 지형도는 나와 있지 않다”면서 “용역보고서에 인용된 제주도 천연동굴 일제조사 보고서는 명백한 거짓이며 연구 용역팀은 이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따졌다.

그는 이에 대해 지난달 29일 용역진이 “수산동굴 위치도는 ‘2003년도 제주도 천연동굴 일제조사 보고서’가 아니라 2008년과 2010년 문화재청 고시에 나와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면서 용역 보고서 내용이 거짓임을 또 실토한 셈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임원들이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에 대한 검증을 호소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오 차장의 설명이 끝난 후에는 반대대책위 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호소문 발표 순서가 이어졌다.

반대대책위는 호소문을 통해 “이번 용역은 평가기준과 적용의 자의성, 허위 또는 잘못된 자료 인용 등 기본 요견을 결여한 부실 용역”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부실 용역에 근거한 부지 선정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책위는 우선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대해 주민들과 전문가, 지역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밟을 것을 요구했다.

또 국토교통부에 성산지구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유보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제주도정에 대해서도 제2공항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추진중인 일체의 행정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국회와 제주도의회, 각 정당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용역 과정과 내용의 문제점에 대해 조사하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공정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우리는 포화상태에 이른 공항 때문에 생기는 불편도 경험하고 있지만 1500만에 가까운 입도객과 개발 광풍으로 인한 교통난, 쓰레기난, 상하수도난, 부동산 가격 폭등, 제주의 가치인 환경과 경관의 파괴 등으로 인한 불편과 불안을 점점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제2공항 건설을 서두르기보다 제2공항이 정말 필요하고 도민들이 행복해지는 길인지 성찰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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