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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도동 알작지왓’ 몽돌 유실현상 심화,“복원은 물 건너 갔나”
‘내도동 알작지왓’ 몽돌 유실현상 심화,“복원은 물 건너 갔나”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6.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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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보다 명확한 원인 다각적으로 찾아내고, 보존·유지에 나서야”
 

제주도 향토유형유산으로 반질반질한 자갈(몽돌)로 이뤄진 해변인 ‘내도동 알작지왓’ 몽돌 유실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는 걸까.

내도동 알작지왓은 2013년 11월 15일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유형유산 제4호로 지정됐다.

알작지왓은 반질반질한 자갈(몽돌)로 이뤄진 자갈해안(轢濱 역빈)으로 바닷물이 들고 날 때마다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난다. 알작지왓은 “아래 쪽(해안변) 자갈 밭”을 뜻하는 제주말이다.

이 자갈들은 한라산 계곡에서 온 부서진 바위 조각이나 조류에 의해 내도동 해안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 몽돌은 오랜 세월 무수천과 외도천을 따라 물에 의해 운반돼 오는 과정에서, 또는 파도에 둥글게 다듬어졌을 것으로 본다.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여러 종류 자갈이 쌓여 있고, 자갈들이 파도를 따라 구르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도동 알작지왓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몽돌 유실현상이 지속적으로 심화돼 왔다.

그 원인이 외도천 변화, 해안도로 개설, 석축시설, 어항시설 등이 영향이 줬을 것이란 막연한 추정만 있을 뿐이다.

그동안 내도동 알작지왓 유실이 지속되는 원인을 놓고 지역주민은 내도 어촌정주어항이 시설된 이후 해수흐름에 변동이 생긴 것을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민자치위원장 등은 용역결과에 따라 어항 때문에 영향이 있다면 어항을 철거해달라는 의견까지 제주시에 내놨다.

이에 따라 제주시가 지난해 6~12월 전문기관에 내도동 알작지 유실에 따른 해양조사용역을 의뢰해 실시했다.

용역 결과 해양조사와 해수유동실험을 통해 평수 시에 물 흐름 방향과 유속 증가량 등이 몽돌 유실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홍수 때도 해변부근 유속증가량이 평소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몽돌 이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용역 팀은 해양조사와 해수유동실험 결과 몽돌 유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내도어항을 지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어항시설을 철거했을 때도 해빈류(해류의 변화)에 의한 몽돌이 알작지 해안으로 옮겨 한 곳에 모일 것이란 예측을 조사·실험 데이터에선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몽동해안을 유지하기 위해선 바닷 속 수중보 설치 등 인위적인 몽돌 보존 방안을 강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수중보 설치나 수중 양빈(수류나 조류 등에 의해 실려나간 모래, 자갈을 채워주는 것)을 하려면 파랑(물결)변형실험, 해빈류실험, 월파(파도 넘침)실험 등을 추가로 해 유실원인을 명확히 파악한 이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에서 과연 수중보가 몽돌 유실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진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해변에 있는 몽돌 유실은 줄일 수 있으나 파도와 조류의 힘이 약해 바다 속에 있는 유실된 몽돌을 해안으로 밀어 올려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용역결과에 따르면 내도동 알작지왓이 과거처럼 복원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몽돌해변이 있는 다른 지역 사정은 어땠을까.

과거 울산시에 있는 몽돌해변인 강동·주전해안이 몽돌 유실이 심화된 적이 있다.

그 원인으로 해안도로 개설, 직립식 호안개발, 각종 어항 시설 등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몽돌이 파도에 쓸려나가는 걸 막기 위한 잠제(바닷속에 잠긴 제방) 설치, 수중 양빈 설치, 파도에 쓸려 유실된 몽돌을 다시 해변을 끌어오는 등 몽돌 유실방지를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내도동 알작지왓을 복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실현하기 매우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이제라도 관련당국은 다른 지역 몽동해변 유실과 방지를 위해 했던 사례 등을 다각적으로 찾아내야 할 때이다. 관련 전문기관, 학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한데 모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관건은 보다 명확한 몽돌유실 원인을 밝혀내 대책을 세워, 복원을 할 수 없다면 보존과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도움 될만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게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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