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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다시 ‘절차적 민주주의’를 되짚어보시길
원희룡 지사, 다시 ‘절차적 민주주의’를 되짚어보시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7.31 14:5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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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관덕정에서 열리는 제주도제 실시 70주년 행사에 부쳐
 

8월 1일. 제주도가 도제 실시 70주년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의 ‘뜻깊은’ 해를 맞아 관덕정에서 새로움을 더한 역동적인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후 6시부터 관덕정 야외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도내 각급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제외‧명예도민, 다문화가족 및 정착 주민, 제주 각 지역에서 참여하는 제주도민 등 13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청정과 공존’, ‘변화와 혁신’이라는 가치를 담은 이번 기념식을 통해 도민 사회의 정책 공감대 확산 및 더 큰 제주로 성장하기 위한 도민 대통합을 이뤄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제주미래비전 계획이 제시한 핵심 가치인 ‘청정과 공존’, 그리고 원희룡 지사가 자신이 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내세운 ‘변화와 혁신’ 모두 도민사회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담론이다.

하지만 이같은 미래 담론이 아무리 많은 도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

바로 민주주의다. 그것도 단순히 다수결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민주주의가 아닌,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절차적 민주주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도제 실시 70주년 및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리는 8월 1일은 ‘평화야 고치 글라(같이 가자)’를 주제로 한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첫날이기도 하다.

당초 강정 해군기지 유치 결정이 전체 마을 주민들의 뜻을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공식적으로 해군기지 유치 여부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유치 결정이 내려지면서 갈등이 시작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제주해군기지가 이미 준공식과 부대 이전을 마쳤지만 아직 도민 사회로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10년째 가족들과 제사, 명절을 같이 지내지 않을 정도로 마을 공동체가 파괴돼버린 강정 주민들이 도제 실시 70주년과 특별자치도 출범 10주년 기념 행사에 초청을 받지 못한 이유가, 아니 설령 초대를 받았다고 해도 참석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29일 열린 제주 제2공항 해법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이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공공사업 추진 과정에 주민들의 환경권, 절차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결정문 내용을 소개하면서 특히 “사회 전반적으로 필요한 시설이라고 해도 특정 지역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적 정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입지에 따른 피해가 큰 시설일수록 주민 대표 등 당사자들이 입지 선정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민들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원희룡 지사의 발언 내용을 보면 “제주도의 전략은 빨리 가는 것이다. 시차를 벌려야 한다”면서 “예타 조사를 영남권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에 확정지어버리면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흔들기는 어려울 거다”라고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영남권 신공항은 기존 김해공항 확장으로 이미 결론이 났고, 원 지사가 당초 6개월로 기간을 단축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조사 용역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결국 기재부에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앞당겨 제출하기 위해 당초 과업지시서에도 없었던 제2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를 하도록 하는 무리수를 둔 게 이번 토론회에서 거의 사실로 드러난 이상, 원희룡 지사는 이제라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갖춰나가기 위한 주민들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원희룡 지사가 지난 전임 도정과 마찬가지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채 실패한 도백으로 남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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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6-07-31 18:22:56
역사의 현장을정치적 활용은 안해야 되지않해야 ㅠㅠ

이 행사를 신제주~ 2016-07-31 17:03:53
이 더운 날에 신제주에서 하지요

옳으신 말씀이요 2016-07-31 17:01:45
왜 관덕정이란 제주 역사의 현장에서 해햐하는지가 궁금하다 ㅠㅠ
절차 없는 민주주의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정부터 해결한 후에 제2공항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

옳으신 말씀이요 2016-07-31 16:40:02
왜 관덕정이란 제주 역사의 현장에서 해햐하는지가 궁금하다 ㅠㅠ
정차 없는 민주주의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정부터 해결한 후에 제2공항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

옳으신 말씀이요 2016-07-31 16:39:16
왜 관덕정이란 제주 역사의 현장에서 해햐하는지가 궁금하다 ㅠㅠ
정차 없는 민주주의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정부터 해결한 후에 제2공항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