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고 3 학생의 생명을 구한 해병대 간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도 해병대 9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창기 상사(41)가 미담의 주인공이다.
김 상사는 지난 6월 14일 오전 7시47분께 서귀포시내 한 도로에서 피를 흘리면서 누워있는 권모(19‧서귀포고 3) 학생을 발견했다.
당시 이 학생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던 중 이중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갈비뼈가 부러져 피가 목까지 차오르는 등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는 상태였다.
김 상사는 곧바로 학생의 기도를 확보해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고 119에 신고했다.
서귀포소방서에서 구조 요원이 곧바로 도착, 권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주 동안이나 의식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6월말 의식을 되찾고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구조대원에 따르면 김 상사가 제때 기도를 확보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서귀포소방서는 지난 21일 김 상사에게 권군이 의식을 회복한 사실을 알렸고, 김 상사는 지난 26일 권군 아버지의 초청을 받고 병원을 찾았다.
권군을 병원으로 초청한 아버지 권순형씨(55)는 김 상사에게 “초기 대응을 잘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얘기를 의사한테 들었다”면서 “은인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119를 통해 알게 됐다. 덕분에 아이 생명을 살렸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대측은 김 상사를 포상하고 ‘해병대를 빛낸 해병’으로 전 장병에게 전파해 귀감이 되도록 했다.
김 상사는 또 오는 8월 1일 서귀포소방서장으로부터 표창까지 받게 됐다.
김 상사는 “해병대는 국민의 군대이고 제주도는 해병대의 제2의 고향”이라면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제주도민을 구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