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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혈세 투입되는데 왜 관광협회 회원사만 독식하냐”
“도민 혈세 투입되는데 왜 관광협회 회원사만 독식하냐”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7.28 14:0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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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관광안내소] <1> 회원사만 허락되는 ‘그들만의’ 공간
공항내 안내데스크는 회원사 홍보물 아닌 경우는 ‘퇴짜’ 일쑤

며칠 전이다. 지도를 제작해 배포한다는 A씨를 만났다. 2013년 제주에 정착한 그는 관광지도 제작에 열을 올렸다. 그는 그렇게 만들어진 관광지도를 홍보하기 위해 제주 전역을 다녔다. 호텔엔 진열대까지 직접 제공하며 자신이 만든 지도를 배포했다. 그가 제공한 호텔 진열대엔 도내 관광지의 홍보물도 무료로 꽂아줬다.

지난해 그가 발품을 다니며 지도를 배부한 곳은 1300곳이 넘는다고 한다. 특급호텔 등 웬만한 곳에는 다 들어갈 정도로,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그가 제작한 지도는 제주도내 모든 관광지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다. 지도의 특징은 매월 업그레이드된다는 데 있다. 공공기관 등에서 발행하는 지도는 한꺼번에 찍어내면 그걸로 끝이지만 A씨는 매월 일정 분량의 지도를 찍어낸다. 기자가 보기에는 내용도 여타 지도보다 뛰어났다.

A씨는 “매년 100만부를 찍는다. 지도를 배포하기 위해 다니는 게 쉽지 않지만 제주 전역을 돌아다녔다. 제주에 있는 관광지는 모두 넣는다. 지도는 매월 찍어내기 때문에 계절 분위기에 맞게, 관광지 변화도 실시간으로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개 국어로 지도를 표기하기 위해 정확한 명칭작업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주관광공사의 감수까지 받았다. 세계자연유산센터의 감수도 받았다. 그는 고마운 마음에 이들 기관의 이름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제주관광공사도, 세계자연유산센터도 그가 만든 지도에서 이름을 빼달라는 무언의 압력이 들어왔다. 이유는 모르겠다. 더 문제는 제주도내 1300곳에 배부하는 그의 지도는 제주공항에 있는 종합관광안내소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A씨는 “회원사가 아니면 공항에 홍보물을 담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회원사로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지난해는 제주공항에 있는 ㈔제주올레 카운터에도 비치됐는데, 거기서도 자신이 만든 홍보물은 빠졌다고 한다.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한다.

현재 도내엔 12곳의 종합관광안내소가 있다. 이 가운데 공항과 부두에 있는 종합관광안내소는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3년 단위로 협약을 맺고, 제주도관광협회가 민간위탁자가 돼 공항과 부두의 관광안내소를 관리한다. 따지고 보면 도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곳이다.

도민 혈세로 운영되는 제주공항내 종합관광안내소가 사단법인 제주도관광협회 회원사 위주의 홍보물만 비치,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A씨가 제작한 지도로, 제주공항내 종합관광안내소에 비치되지 못하고 있다. ©김형훈.

하지만 A씨의 경우처럼 도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종합관광안내소이지만 회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곤 한다.

혹시나 사단법인 제주도관광협회 회원사만 종합관광안내소를 이용할 수 있는지 들여다봤다. 그러나 그런 조항은 전혀 없다. 종합관광안내소는 관광관련 홍보물을 배포해주고, 관광통계 등을 집계하는 일을 맡는다. 회원사만 관리한다는 조항은 없다. 이는 제주도청 관계자도 확인을 시켜줬다.

제주도 관계자는 ‘회원사만 종합관광안내소에 홍보물을 비치할 수 있는가’라는 기자의 물음에 “그런 규정은 없다. 말도 안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 해명하기도 했다. 그 관계자는 “너네 것은 꽂지마, 그런 건 없다”면서도 “장소가 협소해서 꽂을 장소가 없다. 규격도 제한이 있다”며 회원사만 홍보물을 비치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관광협회의 해명은 뭔가 부족해 보인다. 왜냐하면 제주공항내 다른 공공기관은 A씨가 제작한 지도를 비치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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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2016-07-30 17:02:49
제주 관광을 좀먹고 있는 좀벌레 같은 존재네요. 관광협회가 제주 관광에 기여하고 있는 게 조금이라도 있는지 전반적인 사항을 짚어볼 때입니다

공공의 이름으로??? 2016-07-28 18:05:15
유난히 이번 도정은 공공을 강조한다
버스 공기업,세계자연유산 공기업,관광공사 면세점 선정 이유도 공기업,관광협회도 공공화...끝도없이 공공의 이름으로 도민을 호도하면서 민간 기업 활동 위축시킬거면 아예 국제자유도시가 아니고 사회주의로 전환 합시다!!!

이런판이있나 2016-07-28 16:48:37
아니 이런 판이 있나 ㅠㅠ 도민혈세를 관광협회가 지 맘데로 쓰고 있는데
도 당국은 몰랐다니 참 한심하구만요~~

세상에 ㅠㅠ 2016-07-28 14:36:06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ㅠㅠ
날도 더운데 별 짓울 하고있는데
도 당국은 잠자고 있는건가요 아이구 전부 때려치는게 졸듯하네요

세상에 ㅠㅠ 2016-07-28 14:35:27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ㅠㅠ
날도 더운데 별 짓울 하고있는데
도 당국은 잠자고 있는건가요 아이구 전부 때려치는게 졸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