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시한 제주미래비전계획은 결국 캐비넷용인가?
‘청정과 공존’ 제시한 제주미래비전계획은 결국 캐비넷용인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7.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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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본계획 진단] ② 계획허가제·환경자원총량제 등 전혀 반영안돼
지난 20일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제주도시기본계획(안)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용역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 미디어제주

지난 20일 서귀포시와 제주시에서 잇따라 열린 제주도 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한 공청회에서는 패널로 참석한 토론자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과도한 용도지역 변경이 토지주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공공 기여에 대한 부분을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으면 외부 개발 특혜 논리에 휩싸일 수 있다는 얘기(남진 서울시립대 교수)에서부터 과업지시서에서도 있는 설문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재원 조달방안이 빠져있어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 공청회라는 지적(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까지 여러 가지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번 도시기본계획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야심차게 마련한 제주미래비전계획이 제시하고 있는 난개발 방지 방안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계획허가제에 대한 부분을 짚어보자.

제주미래비전계획의 서문에서부터 제시된 계획허가제가 이번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것은 원희룡 지사의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원 지사 본인이 스스로 얼마 전 민선 6기 도정 출범 2주년 기념 도민과의 대화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정면 충돌하기 때문에 계획허가제를 당장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제주도는 조례를 통해 용도지역에 들어설 시설물의 용도와 종류, 규모를 제한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에 이같은 조례의 권한만 가지고도 계획허가제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국토계획법에 명문화돼 있는 시가화 조정구역의 지정(제39조), 개발행위의 제한(제63조), 개발밀도관리구역(제66조), 기반시설 부담 구역의 지정(제67조) 등의 조항이 모두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충분히 계획허가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토계획법이 계획허가제와 충돌되기 때문에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는 원 지사의 발언 자체가 스스로 자신의 의지 부족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기에서 제주미래비전이 제시한 ‘청정과 공존’이라는 핵심 가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용역진이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 비전의 인문학적, 철학적 해석을 내놓은 부분을 보면 ‘맑고 깨끗한 환경을 최고 수준으로 보전해 가치를 키우며, 건강하고 활력 있는 제주’(청정)와 ‘사람과 자연, 전통과 창조, 자존과 포용이 조화를 이루고 균형 발전으로 모두가 행복한 제주’(공존)라고 제시해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미래비전 수립 용역에 참여한 도민 계획단이 설정한 핵심 가치의 구성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라는 슬로건으로 집약된 바 있다.

이같은 제주미래비전의 핵심 가치를 이번 도시기본계획에 어떻게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거의 낙제점 수준이다.

다른 예로 환경자원총량제를 들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6단계 제도개선과제에 이를 포함시켜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도시기본계획에는 아예 반영되지 못했다.

이쯤 되면 무려 17억원이라는 막대한 용역비를 들여 수립된 제주미래비전계획이 결국 비법정계획이라는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원 지사 본인이 스스로 기존 법규와 충돌 운운하면서 제주미래비전계획이 제시한 난개발 방지 방안을 도입하려 하지 않는다면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되면서 이른바 ‘캐비넷 용역 보고서’로 전락돼버릴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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