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력 구인난 호소…인력 없거나 힘든 일 기피한다 응답도
제주도내 사업체들은 여성인력을 채용하고 싶어하지만 구직자를 찾기 힘들다. 더욱이 여성들은 여전히 육아 등에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도내 3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제주지역 사업체의 여성인력 활용 실태와 수요조사’라는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구인난 문제가 심각했다.
조사 대상의 76.7%에 달하는 기업이 2년 내에 신규인력을 채용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분야별로는 화장품 산업이 88.9%로 가장 높았으며, 식품산업 85.5%, 전기차 서비스 산업 84.6% 등이었다.
하지만 인력을 찾으려고 해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조사 기업을 대상으로 인력난의 형태를 물은 결과 지원자가 없다는 응답이 36.1%, 지원자는 있어도 자질을 갖춘 인력이 없다는 응답이 33.5%였다. 즉 대부분의 사업체가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업이 애써 채용을 하더라도 오래 회사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조사 대상 기업의 30.4%가 이런 답을 했다. 이런 여성 이직의 주요 원인은 임신 및 출산, 육아, 가족돌봄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육아 등의 문제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비율이 25.3%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같은 ‘구직난의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힘든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44.3%나 됐다. 이어 임금 등 근로조건이 맞지 않은 경우가 18.6%, 교통 불편 11.4%, 전공자나 경력자가 적은 경우도 11.4% 등이었다.
조사 결과 여성 인력은 남성과 비교할 경우 좋게 평가를 받고 있었다. 조직내 친화력이 남성보다 월등했고, 직무능력과 업적·성과 부문도 남성보다 다소 우위였다. 남성에 비해 다소 뒤진 영역으로는 초과근무 등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여성 인력에 대한 만족도가 좋다는 걸 보여준다.
여성 인력을 채용했을 때 만족도는 높지만 기업주는 육아휴직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육아휴직 시행이 어렵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는 55.4%나 됐다. 공기업보다는 사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육아휴직 시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대체인력을 찾기 힘들다는 답이 77.9%였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여성 고용 지원을 위한 상설협의체 운영, 제주지역 온-오프라인 구인·구직 정보망 구축 등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