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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만 눈독들이니 그래서 JDC가 문제야”
“개발에만 눈독들이니 그래서 JDC가 문제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7.1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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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신임 JDC 이사장 선임 과정을 들여다보며
언론사 운영하는 특정 인사 낙점설에 문제제기 잇따라
JDC의 새로운 이사장 선임을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JDC 홍보영상 캡쳐.

개인적으로 잘 아는 판사가 있다. 늘 낮은 사람들을 위한 판결을 내려주는 이다. 그래서 늘 고맙게 느끼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와중에 판사가 기자에게 이렇게 말을 던진다. “JDC가 문제야.”

그 판사가 던진 ‘JDC가 문제야’라는 그 말은 무분별한 개발의 문제점을 자신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 제주에 내려와 보니 각종 개발로 예전 아름다웠던 제주의 모습이 하나 둘 잃어가고 있음의 표현이다. 하나 둘 파괴를 자행하는 선두 역할을 JDC가 하고 있다는 탄식에 다름 아니다.

왜 JDC가 문제일까. JDC의 정식 명칭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다. 이름만 들여다봐도 국제자유도시를 겨냥해 만들어졌다는 의미를 알 수 있다. JDC는 제주특별법에 따른 전담기구이긴 한데, 문제는 ‘개발’이다. 명칭에서 보듯 ‘개발’이 전략사업이다. 가뜩이나 인구도 늘고, 중국인도 많이 들어오고, 외지인과 외국인의 토지 비율이 늘어나는 마당에 개발만 이뤄지니 한숨짓는 이들이 많다.

개발지향적인 JDC가 문제이긴 한데, 더 문제는 새로운 이사장의 선임이 아닐까 한다. 들리는 얘기로는 개발 위주의 JDC에, 더 개발지향적인 인사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이다. 그것도 윗선에서 특정 후보를 낙점시키려 한다는 게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그 때문에 성명을 잇따라 내고 있다. 지난달 도내 4곳 시민단체가 공동성명을 내고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이사장 선임을 요구했고, 오늘(14일)도 재차 성명을 냈다.

오늘 성명엔 특정 후보에 대한 설명도 있다. 특정 후보와 관련된 성명 내용을 써보겠다. 성명은 “사전 내정설이 나도는 한 신청자의 경우 도내 가스업체와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JDC가 개발 중인 제주신화역사공원 내에 2500억원 규모의 호텔 신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사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건 그렇다 치고, 기자는 성명의 내용이 더 충격적이다. 언론사를 운영하는 이가 왜 JDC 이사장이 되려고 할까. 자칫 언론과 JDC가 서로 이권에 개입하며, 제주도내 땅을 잔악무도하게 할퀴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한 제주역사신화공원 호텔 신축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사와 연계가 된다고 하니, 정말 답이 나오질 않는다.

JDC가 땅 장사를 하려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라는 이름을 달았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제주를 좀 더 멋지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라는 특명에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게 아닌가. 그런데 줄곧 땅을 훼손하는 개발 행위만 자행하고 있고, 특정 후보라는 사람은 더 개발 위주인데다, 언론사까지 끼고 있다고 하니 우려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JDC 신임 이사장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 12일 면접대상자를 추려내던 중 사전 내정설이 나도는 후보를 면접대상자에 포함시킬지의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한 위원은 사퇴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들러리여서는 안된다.

개발지상주의를 외치는 이들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JDC 이사장이 되면 안된다. 제주도는 세계적인 보물섬이다. 보물은 보존될 때라야 가치가 있다. 보물을 마구 할퀴면 그건 보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 JDC 이사장으로 적합한 후보가 없다면 재공모라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보물섬 제주를 위해서라도 ‘개발’이 아닌 ‘보존’을 강조하는 그런 인사가 절실하다. 앞서 얘기한 그 판사로부터 “JDC가 문제야”라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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