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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콘텐츠 베끼기에만 매달리는 게 공사(公社)인가”
“남의 콘텐츠 베끼기에만 매달리는 게 공사(公社)인가”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7.14 10: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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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원도심 영어 프로그램을 가져가려는 제주관광공사를 보며

엊그제 <미디어제주>에 보내온 기고가 있다. 제주시 원도심과 관련된 글(2016년 7월 11일자)이었다. 기고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주관광공사가 설마 그럴까라는 의문먼저 들었다. 기고 당사자는 제주시 원도심에서 ‘옛길 탐험’을 수년 째 해오고 있으며,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그는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를 이끌면서 제주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활동을 하는 그분에게 우선 박수를 보낸다.

문제는 제주시 원도심 영어 프로그램을 그냥 가져가려는 제주관광공사의 못된 속셈이다. 직접 만나거나 정식 공문을 통해 영어 프로그램을 알고 싶다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툭하고 전화 한통화로 정보를 얻어가려 한 것이다. 지난해도 전화로, 올해도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캐려했단다.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 그러나 제주관광공사가 공식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전화 한통화로 정보를 가져가려고 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 오른쪽이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토미 트란씨이다. ©미디어제주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은 누군가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순전히 개인의 힘으로 일궈놓았다. 외국인들에게도 제주시 원도심을 알리기 위해 영어로, 프랑스어로 진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걸 전화 한통으로 얻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이다.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당사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민간단체의 프로그램을 베껴가려는 발상이다”며 지적했다. 맞다. 남이 애써 만든 콘텐츠를 그냥 가져가겠다는 심보가 아니고 무엇일까.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전화만 해오길래 그는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서 문의를 하라”고 했단다. 그러나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한다.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의 영어 프로그램은 토미 트란씨가 맡아왔다. 현재 그는 미국에 있다. 미국에서도 제주관광공사 얘기를 들은 모양이다. 그는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에 “내가 개발한 코스를 제주관광공사가 도용하는거 아니냐”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만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고서 어찌 제주관광공사가 공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전에도 제주관광공사는 남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꼭 1년 전이다. 원도심에서 활동하는 단체가 만든 지도를 그대로 베끼기도 하지 않았던가. 당시 제주관광공사는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해명한 기억이 있다. 지금도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덜 된 모양이다.

제주관광공사는 공익적인 업무를 하는 공기업이다. 제주관광공사는 ‘관광으로 모두가 행복한 도민의 공기업’을 내세우고 있다. 핵심가치로는 전문성, 창의성, 진정성, 고객만족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을 보면 핵심가치를 제대로 지키는지 의문이다. 남의 콘텐츠에 무감감할 걸 보니 비전문성이며, 비창의성이며, 진정성도 없고 고객불만만 가져오는 곳인지는 아닌지 묻고 싶다. 좀 반성을 하라는 뜻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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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공사가 2016-07-14 10:14:08
관광공사의 인적쇄신이 필요한 듯하네요~~
이 정도도 기획력이 없다면 관광 전문기관이라할 수 있을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