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우리 땅, 잘 지키고 가꾸겠습니다”
“소중한 우리 땅, 잘 지키고 가꾸겠습니다”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6.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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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남동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결국 철회…부지 이전 검토 중
권혁성 반대위 부위원장 “밀어붙이기식 행정은 그만! 우리 땅 지켜내야”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계획 부지였던 마을 초입에서 한 주민이 밭을 일구고 있는 모습. 예정 부지 면적 144필지 중 90여필지가 과수원, 전, 임야 등에 해당됐다.
도남동 도시첨단산업단지 예정지 내 부지는 대부분이 과수원과 전이다. 감귤밭은 물론 가족들의 텃밭으로 이용되거나, 시설하우스의 경우는 5000만원에서 1억의 고소득을 올리는 등 주민들의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선친들이 맨손으로 돌밭을 골라 일구어낸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던 도남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토지주들이 결국은 그 땅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권혁성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지난 8일 김방훈 정무부지사가 직접 마을을 방문해 '도남동 계획 부지 사업 철회 방침'과 함께 '도지사에게 보고가 됐고 국토부와도 협의를 마친 상황'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 부위원장은 “당초 제주도에서 잡은 예산이 480억원이었다. 그런데 LH에서 사업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조성원가가 700억원에서 많게는 750억원까지 초과되면서 사업이 무산된 것 같다”고 사업 철회 사유를 설명했다.

결국 국토부와 제주도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 이전 등에 난항이 예상되자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도남동 부지 사업 추진을 전면 철회하고 다른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성 부위원장은 “우리 땅을 지켜내는데 1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도남동 지역은 그동안 행정으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아왔다. 수십 년 동안 그린벨트로 묶여있었고, 고민수 전시장 당시에는 '중앙공원'으로 묶였다가 10여년 전에는 시청사 이전을 위해 시민복지타운으로 강제 수용됐다”고 성토했다.

권 부위원장은 “사실상 이번 계획 부지는 도남동의 마지막 남은 농지였다. 시청사를 옮긴다는 약속조차 이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인근에 남아있는 마지막 땅까지 빼앗아가려는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독기를 품고 저항한 것”이라고 지난 1년 5개월 간의 소회를 밝혔다.

도남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계획 부지에는 아직도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마을 곳곳에 걸려 있다.

2015년 1월 18일 국토교통부는 제주시 도남동 일대 144필지(16만여㎡)에 IT 중심의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제주도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부지 조성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토지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어왔다.

해당 토지주들은 즉각 반대대책위를 구성해 ‘토지주들과 혐의 없이 추진하는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무효’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한편 국토교통부를 직접 찾아가 ‘토지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사업 부지 선정에 지역토착비리세력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 입지 선정 철회와 모든 행정행위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결과적으로 사업이 철회되면서 토지주들의 주장과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됐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상처 뿐인 싸움이었다.

권혁성 부위원장은 “2015년 사업 발표 이후 담당과에서는 부동산 카페에 부동산 업자들이 올리는 자료조차 토지주들한테는 공개를 하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이해당사자인 토지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는커녕 협박하고 막말을 일삼으면서 인간적인 모욕을 주는 행위가 지난 2015년 1년 동안 계속돼왔다”고 토로했다.

‘트라우마’로 인한 부작용도 컸다.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이 늘어나자,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젊은 사람들이 전화를 돌려가며 안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역 이기주의’와 ‘보상금 특혜’로 몰고 가는 주변의 왜곡된 시선이 가장 큰 상처였다.

권혁성 부위원장은 “사실 제주도는 지금도 예래동과 강정해군기지, 제2공항 등 여러 가지 개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라면서 “그분들은 저희보다 더 치열하게 먼저 싸움을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회복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아쉬워했다.

마지막 바람도 잊지 않았다. 권 부위원장은 “농민들에게 땅은 생명이다. 제주도의 땅값이 아무리 올라도 도민의 이익은 아니”라면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개발을 멈추고 제주의 미래 세대들에게 우리의 땅을 물려줄 수 있도록 ‘지금 이대로만 살게 해달라’”고 간곡한 마음을 전했다.

제주시 도남동 계획 부지 일대에 걸린 '사업 철회 환영' 플래카드
성산읍 난산리 일대에 걸린 '제2공항 반대' 플래카드. '그냥 조용하게 살게해달라'는 주민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마을 도로 곳곳에 나부끼고 있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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