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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에 걸친 노조 탄압, 여미지식물원 조합원들 끝내 눈물
10년에 걸친 노조 탄압, 여미지식물원 조합원들 끝내 눈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6.09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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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지식물원 인권 침해·산업안전보건 위반 실태 발표 기자간담회
조합원 투명인간 취급, 최근 석면 해체 작업 위험에도 고스란히 노출
여미지식물원 노조의 김연자 분회장이 조합원들에 대한 인권 침해 실태를 얘기하던 중 끝내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여미지식물원. ‘동양 최대의 식물원’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한 곳이지만 10년째 노조 탄압이 이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여미지식물원의 인권 침해 사례를 고발하던 김연자 노조 분회장이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육아휴직 중인 조합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건물의 안전 비상구를 겸하고 있는 노조 사무실 입구를 짐으로 막아놓기도 했다.

2008년 정리해고 이후 2010년 복직이 이뤄졌지만, 여성 탈의실을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게 해놓고 식물 재배 하우스에서 옷을 갈아입도록 강요, 여성 조합원들은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 상황이다.

김연자 분회장은 “노조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이 세 차례나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면서 “직원들과 개별적인 면담을 하던 남상규 회장이 미혼 여성 노동자에게 ‘아직까지 결혼도 안하고 참 희귀하다’는 발언을 하는 등 조롱하기도 했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물 내 석면 해체 작업을 하면서 아무런 안전 조치나 통지도 없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도 했다.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본부장은 “사무동 건물이 석면 포함 건축물이라는 것을 전혀 공지하지 않았고,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석면 철거 작업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다”며 “석면을 철거,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기본적인 조치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급기야 노조에서 고용노동부에 이를 신고, 현장을 확인하기까지 했음에도 경고 표지를 설치해놓고 여전히 작업공간의 완전 밀폐나 분진 및 부스러기 처리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부본부장은 명백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라면서 “여미지식물원의 조합원들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여미지식물원 노조는 모기업인 부국개발 본사가 있는 광주와 국회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원정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상경 투쟁에서는 여미지식물원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정치권에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제주지역 국회의원들과 면담도 추진키로 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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